[월드컵][마라톤]월드컵 성공 기원 日톱랭커 '우정의 레이스'

  • 입력 2002년 1월 2일 17시 26분


후지타의 2000후쿠오카마라톤 우승 골인 장면.
후지타의 2000후쿠오카마라톤 우승 골인 장면.
“비바 2002동아마라톤! 비바 2002한일월드컵!”

새해 벽두 2002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마라톤 1인자 후지타 아쓰시가 2002동아서울국제마라톤 참가를 선언함으로써 ‘2002한일월드컵 성공 개최 기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올 동아국제마라톤의 개최 의미를 더해줬다.

올 동아마라톤은 2002월드컵 진출국 마라톤 선수들을 초청해 열리는 특별 무대.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등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톱랭커가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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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에서 아시아 최고기록 보유자이자 일본 마라톤 최고 스타인 후지타의 동아마라톤 참가 결정은 한국과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개최하는 2002월드컵의 의미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은 다른 스포츠에서와 마찬가지로 마라톤에서도 심한 경쟁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양국의 경쟁방법은 서로 달랐다. 한국은 이봉주를 비롯해 황영조, 조재형 등 간판선수들을 매번 일본에 보내 각종 대회를 제패하고 한국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기세를 떨쳐왔다.

반면 일본은 아시아경기와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단 한명의 톱랭커도 한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참가시키지 않아왔다.

일본이 이런 관례를 깨고 후지타를 동아마라톤에 출전시킨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는 것. 특히 일본 최고의 마라톤 선수가 ‘손기정 일장기 말소사건’의 주역이었던 동아일보사에서 주최하는 대회를 선택했다는 점은 시시하는 바가 크다.

국내 마라톤 전문가들은 “일본이 이번 동아마라톤을 통해 한일간의 마라톤 교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후지타가 기자회견에서 “시기적으로나 코스 난이도상으로 동아마라톤이 컨디션을 점검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출전 배경을 설명했지만 결국 한일월드컵을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

3월17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의 대표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출발 총성이 울려 퍼질 2002동아서울국제마라톤. 한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월드컵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전망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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