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꿈나무 육성은 벤처"…연맹 97년부터 꾸준히 노력

  • 입력 2001년 9월 25일 18시 38분


“다른 종목에 선수를 뺏겨도 좋으니 발굴만 하라.”

25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제3회 전국꿈나무선수선발 육상경기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대한육상경기연맹 이광진 부회장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한국육상의 미래’인 꿈나무들이 이를 악물고 경쟁하는 모습에 절로 흥이 난 것.

97년부터 육상꿈나무육성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 부회장의 지론은 좀 독특하다. 축구와 농구, 배구 등 타종목에 선수들을 번번이 빼앗기더라도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선 끝까지 꿈나무 발굴을 해야 한다는 것.

이 부회장은 “육상이 기초종목으로 소임을 다해야 스포츠가 발전한다”며 “물론 꿈나무들이 육상선수로 성장해 세계무대에서 좋은 기록을 내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종목으로 옮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육상연맹이 꿈나무대회를 ‘육상의 벤처사업’으로 부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이 부회장의 고집은 서서히 열매를 맺어 매년 80명씩 약 340명의 선수를 발굴해 가꿔왔다. 이중 꿈나무 1기 이민원(충남체고 2)이 6월 세계청소년육상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제2의 임춘애’ 노유연(인천 간석여중 2)과 김희연(인천체고 2)이 벌써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가대표 후보선수만도 18명이나 된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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