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세계선수권이 코앞인데…男대표팀 훈련불복 파문

  • 입력 2001년 8월 12일 23시 16분


세계 최강의 한국 양궁이 세계선수권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느닷없이 ‘항명파동’에 휩싸였다.

발단은 7일부터 경남 진해 해군부대에서 실시한 남녀대표팀의 ‘1박4일’ 특수훈련. 첫날 UDT 체조, 담력훈련 등을 소화한 정재헌(대구중구청) 김보람(두산중공업) 장용호(예천군청) 김청태(울산남구청) 등 남자대표 4명이 이튿날부터 훈련을 보이콧한 것. 남자선수들은 훈련의 가혹함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장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대표팀 관계자들이 만류, 여자선수들이 일정을 마칠 때까지 부대에 남아 있다가 10일 서울로 돌아왔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국가대표팀 정필우 감독은 대표선수 관리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7, 8년 전부터 해온 특수훈련인데다 여자선수들이 모두 훈련을 소화한 상황에서 남자선수들이 이 같은 행동을 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관행적으로 실시해온 특수훈련은 이제 재고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강화위원회를 열고 사태를 논의한 대한양궁협회는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열어 책임을 묻기로 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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