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미국인 변호사 워터스 "서울 거리 맘껏 뛴다니 꿈같아"

  • 입력 2001년 3월 7일 18시 28분


“솔직히 겁이 나요. 과연 완주할 수 있을지…. 하지만 기대 또한 큽니다. 저는 도전을 좋아하거든요. 특히 서울 거리를 맘껏 달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입니까.”

‘김&장 법률사무소’의 미국인 데이비드 워터스 변호사(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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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 도전은 이번 동아마라톤이 처음입니다.” 한국말을 거의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그는 한국인 부인 김인향씨(31), 딸 둘과 함께 서울에서 살며 ‘한국인’이 다 됐다.

“정 많은 한국 사람들이 좋습니다. 또 뭔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나를 매료시켜요.” 그는 6·29선언 등 민주화바람이 한창 불던 87년 언론을 통해서 처음 한국을 접했다. 당시 UCLA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던 터라 큰 관심을 가졌고 이듬해 연세대에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반 한국인’이 됐다.

90년 UCLA를 졸업한 뒤 그해 서울대에 편입해 법을 공부하며 한국도 배웠다. 94년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공부해 변호사 자격증을 땄고 97년부터 워싱턴에서 통상관련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해 11월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흔쾌히 응한 것.

“통상관련 변호사는 전세계 고객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밤낮없이 일해요. 그렇다 보니 동료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주말에는 항상 같이 운동하면서 친해질 수 있어 좋아요.”

평소 뛰는 것을 좋아했던 워터스씨는 김&장 법률사무소에 마라톤동호회가 있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회원이 됐다. 그는 회원들과 함께 매주 일요일 반포한강둔치에서 20㎞ 정도를 뛴다. 그리고 시간 나는 대로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며 체력을 다지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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