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여행]"차마시고 마술도 보고…외국서도 이런 곳 드물어요"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9시 02분


“아늑한 소파에 기대어 향긋한 차를 마시며 마술쇼를 감상할 수 있는 카페는 외국에서도 좀처럼 보기 드물죠. 한국을 찾는 미국 친구들에게 꼭 들러보라고 권할 생각입니다.”

10일 늦은 저녁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매직 카페 ‘알렉산더’. 30여명의 다른 손님들과 함께 젊은 마술가들의 공연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던 미국인 션 맥도널드(29·명지대 영어강사)는 “TV에서나 보던 신기한 마술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3년 전 한국에 처음 여행온 그는 한국사람들의 푸근한 정에 매료돼 그냥 서울에 눌러살게 됐다. 이후 그는 바쁜 강사생활 틈틈이 각종 관광책자에 나와 있는 역사유적지나 쇼핑명소들을 두루 섭렵했지만 항상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왔다.

“보다 다양한 한국사회의 모습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뭔가를 발견하기를 원했죠.”

그 갈증을 채우기 위해 ‘숨은 명소’를 직접 찾아나선 그가 최근 발견한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곳. 그는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술사들과 얘기를 나누며 직접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 곳이 60∼70년대에 이름을 날렸던 유명한 마술가의 아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주말마다 많은 직장인과 학생들이 마술을 배우러 온다는 사실을 접하고 무척 놀랐다.

그는 “유럽을 가보면 오랜 역사나 독특한 분위기를 간직한 작은 카페나 음식점이 관광명물로 자리잡은 사례가 많다”며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접할 수 있는 이런 ‘작은 명소’들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상호·이지은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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