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동아경주오픈]다함께 뛰었다 희망을 달렸다

  • 입력 2000년 11월 12일 19시 07분


12일 열린 2000동아경주오픈마라톤대회(동아일보사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 주최)는 5900여명의 참가자 수만큼이나 많은 화제와 사연을 쏟아냈다.

○…12일 동아경주오픈마라톤 10㎞부문을 완주한 현대건설㈜ 울산 용연하수종말처리장 2차 처리시설 공사현장의 김문현(金汶顯·49·부장) 소장과 황종수(黃鐘秀·41) 차장 등 직원 13명은 회사가 한때 부도위기에 처했고 지금까지 어려움이 계속되자 “어떻게 성장해온 회사인데 이대로 주저앉게 할 수 없다”며 이번 대회에 단체 출전.

직원 16명중 현장 필수요원 3명을 제외하고는 전원 출전한 이들은 한사람도 낙오하지 않고 10㎞를 완주했다. 김소장은 “우리는 해외의 유명 건설사들도 포기했던 어려운 공사에서 성공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마라톤 대회를 통해 얻었다”고 말했다. 황차장도 “10㎞ 전구간을 직원들끼리 호흡을 맞춰 완주하며 우리 회사도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부산상고 2학년7반 21명이 담임인 이성광교사(41)의 인솔로 참가해 화제. 이들은 하프코스와 10㎞를 뛰어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완주했다.

하프코스를 뛴 최근호군은 “처음에는 마라톤이란 소리를 들었을 때 할 수 없을 것 같아 겁을 먹었지만 막상 해보니 힘들긴 하지만 나와의 싸움에서 이겼다는데 큰 기쁨을 맛보았다”고 말했다.

이교사는 “학생들이 마라톤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지켜보니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고 말했다.

○…“마라톤이 이처럼 좋은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내년에는 10㎞ 부문에 도전하겠습니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이날 5㎞를 32분대에 주파한 뒤 이같이 말했다.

매일 새벽 집 근처 학교운동장에서 조깅을 하며 건강을 다져 온 한위원은 정식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

“경주에서 열리는 뜻깊은 동아마라톤대회에 직접 참가하는 것이 영호남 화합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 같아 용기를 내 참가 신청을 했다”는 한위원은 “시민들과 함께 달리며 땀을 흘리니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고 극찬했다.

한위원은 평소에도 5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걸어서 오르고 버스 한 구간 거리는 승용차를 타지 않는 등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동아경주오픈마라톤의 최고령 참가자는 78세의 배정학씨(경주시 건천읍 모량리).

98년부터 동아마라톤에 빼놓지 않고 출전한 배씨는 “60대에는 10㎞를 40분대에 주파했는데 나이가 드니 쉽지 않다”며 “그래도 이 나이에 자신감을 잃지 않은 것도 마라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1시간10분에 10㎞를 완주한 배씨는 “죽는 날까지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2, 3차례 국내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풀코스 도전만도 10여차례나 되며 개인 최고 기록은 87년에 기록한 4시간18분이라고.

〈경주〓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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