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구대성 위력에 임선동 혼쭐

  • 입력 2000년 10월 3일 18시 47분


한화의 구대성이 3일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한화의 구대성이 3일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야구 드림팀의 주전투수로 한국에 사상 첫 메달을 안긴 국내 최고의 왼손투수 구대성(한화)과 ‘풍운아’ 임선동(현대).

올림픽 메달획득의 즐거움을 함께 나눈 것도 잠깐, 이들은 소속팀으로 돌아와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였다.

3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00프로야구 한화와 현대의 시즌 18차전.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구대성과 임선동의 대결은 왼손과 오른손의 대결이자 장내와 장외 1위의 자존심 싸움. 대결 직전까지 임선동은 규정이닝을 채우며 평균자책 3.12로 ‘공인 평균자책 1위’.

반면 구대성은 규정이닝에서 18과 3분의 2이닝이 모자랐지만 평균자책 2.36으로 규정이닝만 채우면 언제든지 평균자책 1위로 뛰어오를 수 있는 ‘재야 평균자책 1인자’.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현대 막강 타선이나 장종훈 로마이어가 버티는 한화타선 모두 상대 특급투수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0―0의 행진이 계속됐다.

이때까지 구대성은 현대에 5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를 삼진과 병살로 번번이 돌려세웠고 임선동은 배짱투구로 한화타선은 산발 2안타로 막아냈다.

둘의 운명이 갈린 곳은 7회.

임선동은 7회말 강타자 로마이어를 내야뜬공으로 잡아낸 뒤 방심했는지 임주택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백재호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한화타자들은 위기상황에서 갑자기 어깨에 힘이 들어간 임선동을 놓치지 않았다. 대타 김승권과 이영우가 연속 2루타, 강석천도 좌중간 안타를 때려내 연이어 3안타를 집중시켜 대거 4점을 뽑고 임선동을 마운드에서 내려보냈다.

6월25일 해태전부터 11연승을 달려 다승2위(17승)까지 오른 임선동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반면 구대성은 8회까지 6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올시즌 두 번째 선발승으로 임선동에 ‘한판승’을 따내며 평균자책을 2.28로 더욱 낮췄다.

구대성은 이날 삼진도 9개를 잡아내 통산 14번째로 1000탈삼진을 넘어서는 기쁨도 맛봤다.

한화의 5―1 승리. 한화는 이날 승리로 7연패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한편 해태는 잠실 LG전에서 0―0으로 맞서던 8회초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결승점을 뽑는 등 1안타 3볼넷 2희생타로 알뜰하게 2점을 뽑아 2―0 승리를 거뒀다.

팀최다연승인 11승을 바라던 LG도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지 산발 4안타를 때려내는 데 그치며 연승행진을 멈췄다.

SK는 대구경기에서 콜―이승호로 이어지는 ‘황금계투’의 활약으로 갈길바쁜 삼성에 3―1로 승리를 거뒀다. 롯데와 두산의 사직 경기에서는 박정태―마해영―조경환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손발을 맞춘 롯데가 3―0으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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