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13경기중 11경기 뒤집기승부

  • 입력 2000년 6월 28일 19시 18분


역전, 또 역전…. 54회째를 맞는 황금사자기 대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역전 드라마의 무대가 되고 있다.

군산상고에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붙여준 대회답게 황금 사자기 대회는 역전 승부로 유명한 대회. 이번 대회는 그 ‘역전 승부’가 더욱 두드러졌다. 28일 부천고와 동산고의 경기까지 13경기동안 무려 11경기에서 승부가 뒤집어졌다.

이처럼 역전 경기가 잦은 가장 큰 이유는 실책. 27일까지 12경기에서 42개의 실책이 나왔다. 어린 선수들인 탓에 쫓기는 입장이 되면 미스 플레이가 잦아지고, 이것이 곧장 승부로 이어지는 것. 우승후보로 꼽히던 휘문고는 실책을 8개나 범하며 무너졌고, 춘천고와 군산상고의 경기에서는 양팀이 5개씩의 실책을 기록하기도 했다.

25일 순천 효천고와 포철공고의 개막전 역시 실책이 만들어준 역전극. 9회초 2사까지 효천고에 3-1로 앞선 포철공고는 주자를 1루에 두고 유격수가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경기를 끝내지 못했고 이어 나선 효천고의 황덕찬에게 역전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고 이동현, 경남고 이대호, 광주일고 정원등 고교 대표급 투수들의 부진도 역전 경기가 많아진 원인. 이정호를 보유한 대구상고나 추신수의 부산고 등은 아예 지역 예선도 통과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마운드가 낮아졌다. 경기 마다 활발한 타격전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 타격전이 이어질 때마다 승부는 뒤집어졌다.

앞서고 있어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이 바로 고교 야구. 그렇기 때문에 역전 승부는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들이나 벤치에 앉은 감독들에게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관중들에게는 이만한 흥밋거리가 없다. 고교 야구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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