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남자 90kg급 최고의 맞수 유성연과 윤동식(이상 한국마사회). 이미 1, 2차 선발전에서 한차례씩 우승을 나눠가진 이들은 이날 반드시 상대를 이겨야만 올림픽에 가게 되는 상황.
1회전을 가볍게 통과한 두 선수는 2회전에서 일찌감치 만났다. 결과는 유성연이 2분10초만에 발뒤축후리기 한판승.
하지만 윤동식(사진)은 패자부활전에서 기사회생, 결승전에서 유성연과 다시 만났다. 둘은 이미 마사회에서 3년 동안 한솥밥을 먹어온 사이. 작은 몸짓만 봐도 상대가 무슨 기술을 걸지 속속들이 안다. 결국 첫번째 경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선수는 다시 재시합에 들어갔고 그 결과 윤동식의 3-0판정승. 그러나 윤동식에게 올림픽 출전권이 곧바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패자부활전에서 올라온 선수가 결승에서 이길 경우 재시합을 갖는다는 협회 규정 때문. 다시 5분의 재경기가 시작됐으나 또 승부는 나지 않았고 네번째 시합 시작 47초만에 유성연이 오른쪽 발목받히기를 성공시켜 한판승을 거뒀다. 2회전을 포함해 무려 17분57초만에 승부가 갈린 셈. 96애틀랜다올림픽 선발전에서 조인철에 가려 ‘비운의 황태자’로 불렸던 윤동식.
이번에도 유성연의 벽을 넘지 못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