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協 첫 세무조사…경기단체로는 처음…배경에 관심

  • 입력 2000년 5월 10일 22시 51분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준·鄭夢準)가 국내 체육경기단체로는 처음으로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축구협회는 10일 오후 서울 종로세무서 소속 직원 2명의 방문을 받고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6층 부회장실에서 97년 사업계획서 및 결산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납세 실태를 점검받았다.

종로세무서는 97년 1월1일부터 97년 12월31일까지를 조사 대상 기간으로 해 법인세 정기 일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98년과 99년 자료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5일 종로세무서로부터 10일부터 31일까지 세무조사를 하겠다는 내용의 세무조사 사전통지서를 받은 바 있지만 체육경기단체로는 처음으로 세무조사를 받게 된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지금까지 축구협회에 200여억원을 출연하고 월드컵을 유치하는 등 축구발전에 기여해 왔는데 칭찬은 못해줄망정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또 “월드컵을 앞두고 전 국민적 차원에서 축구협회를 도와주어야 할 상황에 세무조사하겠다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라며 “세무조사라기보다는 세무지도로 이해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축구협회 세무조사에 대해 국세청은 모든 법인에 통상적으로 실시되는 정기조사의 일환이며 조사착수 일주일 전에 조사여부까지 통보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공공법인 등 수익이 있는 모든 법인은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5∼10년에 한번씩 정기 법인조사를 받도록 되어 있다”며 “한국야구위원회 대한농구협회 대한배구협회 등 다른 경기단체들에 대해서도 최근 5년간 정기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대한체육회도 최근 정기 법인조사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는 정기조사를 받은 지 10년 정도된 장기 미조사 법인이기 때문에 이번에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용우(裵瑢祐) 종로세무서장은 “사전 통보에 의한 정기조사일 뿐 다른 의도는 없으며 다른 체육단체도 이런 조사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산하단체를 비롯해 한국야구위원회 대한농구협회 대한배구협회 등 체육단체들은 이제까지 단 한차례도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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