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우정 걷기대회]“양국 더 잘 알게 됐어요”

  • 입력 2000년 5월 7일 19시 24분


이름모를 꽃과 새 소리가 어우러진 길.그 길을 함께 걷는 수천명의 한일 양국 참가자들.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어느새 진한 우정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6일과 7일 일본 사이타마현 우라와시, 이바라키현 가시마시에서 잇달아 열린 ‘2002월드컵축구대회 공동개최기념 한일 우정걷기대회’ (동아일보사 아사히신문사 한국체육진흥회 일본걷기협회 공동주최).

양국 20개 월드컵 개최도시를 오가며 열리는 대회로 지난달 16일 서울 대회에 이어 일본에서 처음 열린 이번 2,3차 대회에는 모두 5000여명이 참가, 성황을 이뤘다.

6일 우라와 사이타마신도심역 앞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쓰치야 요시히코 사이타마현지사와 나가누마 켄 일본월드컵조직위 부위원장,가와부치 사부로우 일본프로축구(J리그)위원장,에바시 신시로우 일본걷기협회장 등 일본측 관계자와 선상규 한국체육진흥회장 등 한국측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이들은 민간차원의 이 대회가 한일 우호 협력의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2000여명의 참가자들은 J리그 우라와 레즈의 연습구장과 지붕 공사가 한창인 우라와 월드컵경기장을 지나는 14km 코스를 걸었다.

주부 야하기(43)씨는 평소 NHK 한국어 강좌에서 틈틈이 배운 한글 안녕하세요 를 직접 적은 배낭을 보이며 “2002월드컵 공동개최의 진정한 의미는 양국 일반 국민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이날 일본인 참가자 중에는 한글로 평화를 기원하며 ‘결승에서 만납시다’ 우정 등을 적은 번호표를 배낭에 매단 것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7일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 전용구장 앞을 출발한 3차대회는 12km,6km 두 코스로 나눠 열렸다. 3000여명의 참가자들은 푸른 파도가 밀려드는 해안을 따라 걸으며 봄의 정취를 만끽했다.특히 양국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비록 서툴지만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우정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이틀간의 대회를 모두 마친 양국 참가자들은 내달 24,25일 부산과 울산에서 각각 열리는 4,5차 대회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의 정을 나눴다.<우라와·가시마=심규선·이영이특파원·배극인기자>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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