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진출 3인]김병현 '맑음' 조진호 '흐림' 이상훈 '비'

  • 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김병현 맑음, 조진호 흐림, 이상훈 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 엔트리에 도전하는 ‘코리안 삼총사’의 기상도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닥터K’의 영예를 안은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구름 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

2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1이닝을 퍼펙트로 막는 등 시범경기 11경기에서 11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2세이브를 올린 그는 벅 쇼월터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올시즌 애리조나의 풀타임 불펜투수로 중용될 것이 확실시된다.

언더핸드스로 투수이면서도 150㎞대의 불 같은 강속구를 자랑하는 그는 최근 6경기에서 3번이나 ‘1이닝 3K’를 따냈고 오른손 타자 피타율이 1할7푼대에 그쳐 불펜투수로는 적격이라는 평가. 35타자 중 무려 24타자를 삼진으로 아웃시켜 지난 시즌 20승투수 호세 리마(25개·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에 올라 있다. 평균자책은 4.63.

반면 ‘삼손’ 이상훈(보스턴 레드삭스)은 29일 조 케리건투수코치로부터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라는 통보를 받아 메이저리그 직행의 꿈은 일단 접어야 했다.

이상훈의 무쇠팔에 큰 기대를 걸었던 국내팬들로선 실망이 크겠지만 사실 그의 마이너리그행은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 스프링캠프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내용을 보였고 11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 4.97을 기록한 시범경기 투구내용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트리플A 포투켓 레드삭스에서 불펜투수로 첫 시즌을 열게 된 그는 “미국에 올 때 마이너리그도 감수할 생각이었다. 열심히 했으니 결과에 승복한다. 빠른 시일 내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

한편 보스턴의 선발투수 후보인 조진호는 목 디스크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어 형식상으로는 메이저리그 잔류군인 셈. 개막 전날인 다음달 3일쯤 잔류 여부가 최종 결정난다.

조진호는 입단 첫해인 98년과 지난해 시즌 중 마이너리그 강등 경력이 두 번이나 돼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경우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 개막 엔트리 진입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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