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기습번트-결승타 승리견인 삼성 이순철

  • 입력 1998년 10월 19일 07시 40분


“3차전 수훈선수가 된 것보다 야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기쁩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해태 김응룡감독과의 불화설이 터져나오면서 올초 쫓겨나다시피 삼성으로 이적한 ‘큰 호랑이’ 이순철(37).

스타는 역시 큰 경기에 강한 법. 85년 해태 입단후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본 경험만도 여덟차례.

13세나 아래인 신인 강동우가 2차전에서 부상하자 이날 처음으로 출장 기회를 잡은 그는 맏형답게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후배선수들을 이끌었다.

1회 3루땅볼을 친 뒤 전력 질주로 LG 3루수 이종렬의 실책을 이끌어낸 그는 0대3으로 뒤진 3회에는 무사 1루에서 의표를 찌르는 기습번트를 성공시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6회 이날 역전 결승타가 된 깨끗한 2타점 왼쪽 적시타로 이름값을 해냈다.

연봉이 8천3백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절반 이상 깎였지만 얼굴을 붉히기는커녕 어린애처럼 천진한 웃음을 지었던 이순철. 비록 유니폼은 바뀌었지만 팬들의 가슴속에 그는 ‘영원한 큰 호랑이’로 남아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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