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불굴정신의 승리…잘싸웠다』…결정적 찬스아쉬워

바로 이것이 한국축구였다. 온몸을 던지는 투지와 악착같은 승부근성 그리고 기동력.

이임생은 머리를 다치고도 붕대를 감은채 온몸을 내던졌고 다리를 다친 이상헌과 김태영도 개의치 않고 몸을 날렸다.

처절한 사투를 벌이며 벨기에를 압도한 한국축구는 비겼으나 승리한 만큼의 감격과 자신감을 안았다.

한국이 강호 벨기에와 무승부를 이루며 잃었던 자존심을 되찾는 순간 1,2차전의 연패의 악몽을 멀리 날려보내기에 충분했다.

멕시코 네덜란드에 연패를 당해 지탄의 대상이 됐던 한국.

그러나 이날 사력을 다해 벨기에와 접전을 벌임으로써 전세계 축구팬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한국은 벨기에를 맞아 육탄 방어와 서정원 하석주를 이용한 측면 공격으로 접전을 벌였다.

한국은 경기시작 4분만에 시포가 날린 중거리슛을 GK 김병지가 날렵하게 쳐냈으나 2분만에 어이없게 선제골을 빼앗겼다.

오른쪽 코너킥 때 상대 헤딩슛을 김도근이 머리로 걷어낸 볼이 아크 쪽으로 떨어졌고 이를 닐리스가 달려들며 오른발로 슈팅, 왼쪽 골문을 가른 것.

초반 실점으로 당황한 모습을 보이던 한국은 9분 유상철이 벨기에 문전 정면에서 헤딩슛으로 첫 포문을 연 뒤 서정원을 이용한 측면 돌파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13분 이민성의 중거리슛에 이어 22분 벨기에 문전으로 쇄도하던 서정원이 미드필드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아 GK 반데발레와 맞서는 결정적 기회를 잡았으나 볼컨트롤 미스로 아깝게 놓치고 말았다.

후반들어 한국은 최성용 김도근을 빼고 이임생 고종수를 투입하고 벨기에는 발빠른 흑인 공격수 음펜자를 출전시켜 접전을 벌였다.

6분 닐리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18분 다시 닐리스에게 무방비 상태의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26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벨기에 진영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하석주가 왼발로 골문을 향해 정확하게 차올렸고 달려들던 유상철이 오른발로 찬 볼이 골문 오른쪽에 그대로 꽂혔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