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대진운과 남아공전에서의 「1승올리기」 실패.
97세계청소년(20세이하)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예선 탈락한 것은 이길 수도 있었던 남아공과의 첫판을 아깝게 놓친데다 브라질 프랑스팀과의 기량차가 너무 컸기 때문.
한국은 브라질 프랑스 등과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에 속해 처음부터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한국은 1승의 기대를 걸었던 남아공과의 1차전에서 슈팅수 28대11의 압도적인 우세를 승리로 이끌지 못하고 득점없이 비겨 예선탈락의 결과를 자초하고 말았다.
한국팀은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 대폭적인 포지션 변경을 단행했지만 오히려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경기시작 10분만에 세골을 어이없이 내주며 주저앉았다.
또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세계 최강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무려 10골을 허용하는 수모를 당했다.
200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지난해 4월부터 1년 이상의 합숙과 해외전지훈련으로 팀워크를 다져왔던 한국청소년대표팀이 이처럼 좌초하고 만 것은 바로 세계축구의 흐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 전문가들은 『체력이나 기동력에서는 한국팀을 따를 만한 팀이 별로 없었지만 개인 기량이나 팀 전술면에서의 역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입을 모았다.
슈팅과 드리블, 패싱력 등 기본기가 선진축구강국에 비해 현저히 뒤지는 상황에서 조직력과 기동력만으로는 이기기 힘들다는 지적. 결국 한국축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유소년축구의 저변을 넓히고 어린 선수들이 잔디구장에서 기본기를 익히며 성장하지 않는 한 국제무대에서 강자로 발돋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쿠칭〓권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