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마니아 세계]암벽등반

  • 입력 1997년 3월 30일 08시 30분


[홍성철기자] 『정상에 올라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것을 느끼게 돼요. 올라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설명해도 그 느낌을 모를 겁니다』 외국어대 산악반 辛金玉(신금옥·20·중국어과2년)양. 신양은 남학생들도 힘들어 하는 암벽등반을 즐기는 신세대 산악인이다. 외국어대 산악회에는 지난해 남학생 6명 여학생 4명 등 모두 10명이 가입했지만 지금은 신양 등 여학생 2명만 남아 있다. 체력에 한계를 느껴 모두 중도에서 포기하고 만 것. 신양도 산에 오를 때마다 너무 힘이 들어 『이번에 하산하면 다신 안온다』고 다짐하곤 한다. 그러나 막상 산행일이 다가오면 『가슴이 설레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 된다』고 한다. 신양은 산에 오를 때마다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벗어나 삶과 주변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그동안 설악산 월악산 지리산 등 국내의 명산(名山)을 빠짐없이 다녀본 신양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지리산. 신입생시절인 지난해 춘계등반때 철쭉으로 온통 붉게 물든 지리산의 모습을 보고 황홀감에 빠졌던 기억을 그는 잊지 못한다. 『당시 선배들이 연화굴에 들어가 너구리를 잡아오라며 신입부원들을 굴속으로 몰아넣은 뒤 밖에서 연기를 피워 괴롭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미팅주선을 약속하고 간신히 빠져나왔지요』 신양이 소속된 외국어대산악회는 지난해 11월 21일부터 24일간 히말라야 산맥의 아마다블람에 원정등반을 다녀왔다. 등반경력이 부족해 원정대에 끼지 못했던 신양은 언젠가는 세계적인 명산을 등반하고 말겠다는 다짐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신세대 답지않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신양은 『산에만 가면 이상하게 용기가 솟는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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