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빛낼 새별/마라톤 김이용]기록 상승『차세대간판』

  • 입력 1997년 1월 3일 20시 38분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과 눈썹없는 모나리자의 미소. 이들 작품은 완성되지 않은 아름다움 때문에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스포츠계의 샛별도 작품으로 치면 미완성이긴 마찬가지. 눈부시게 타오르는 태양은 아니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에 이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길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정축(丁丑)년 한해를 화려하게 빛낼 각 종목의 유망주들을 소개한다.》 「張桓壽기자」 지난해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과 후쿠오카 국제마라톤 우승의 이봉주(27·코오롱)라면 올해 최고의 유망주 또한 마라톤의 김이용(23·건국대)을 빼놓을 수 없다. 「깜짝스타」 김이용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개월전인 지난해 3월 96동아국제마라톤. 당시 그는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09분36초)을 세우며 이봉주 김완기에 이어 국내 선수중 3위를 차지,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를 제치고 애틀랜타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는 이 때문에 황영조를 대신 보내야 한다는 일부 여론의 부담을 안고 출국할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 그러나 그는 세계의 건각이 총출동한 애틀랜타 코스의 폭염을 뚫고서 12위(2시간16분17초)를 기록, 이봉주와 함께 「포스트 황영조」의 새 시대를 여는데 한 몫을 단단히 했다. 그는 또 지난달 호놀룰루 국제마라톤에서도 3위(2시간14분07초)에 올라 자신으로선 국제대회 첫 입상을 함으로써 명실공히 차세대 한국마라톤의 간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난해 여름 지리산에서 허리부상의 악조건을 이겨내며 건국대의 「지옥훈련」을 거뜬히 소화해낼 만큼 악바리로 소문난 김이용. 그의 최대 강점은 지칠줄 모르는 투지와 정신력이다. 나이조차 아직 어려 마라톤의 전성기인 20대 후반 이후를 더욱 기대케 한다. 동아마라톤의 단골 멤버인 그는 기록상으로도 첫 출전한 94대회에서 국내 5위, 95대회 4위, 96대회 3위를 차지하는 등 갈수록 기록이 향상되고 있다. 오는 2월 졸업예정으로 지난달 17일 이미 코오롱캠프에 합류한 그가 올해 첫 출전할 대회는 역시 동아국제마라톤. 김완기 황영조 이봉주를 배출한 한국 마라톤의 「대부」 정봉수감독이 김이용이라는 「미완의 대기」에 이번에는 어떤 맛깔스런 음식을 담아낼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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