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도산 추모열기…서거 33돌 전기물-특집프로 러시

  • 입력 1996년 11월 10일 20시 28분


「東京〓李東官특파원」 재일동포 출신인 「불멸의 레슬러」 力道山(역도산)의 33주기(12월15일)를 앞두고 일본내에서 그에 대한 책이 출판러시를 이루고 있다. 또 NHK방송이 특집프로를 방영하는 등 추모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함경북도 출신인 역도산의 본명은 金信洛(1924년생). 그는 「조센진」이란 차별과 멸시를 딛고 일본프로씨름인 스모선수를 거쳐 52년 프로레슬링에 입문했다. 스모계의 유망주였던 그는 「스모는 일본의 국기」란 이유로 스모선수의 상징인 상투를 스스로 잘랐다. 이후 유명한 「당수 촙」으로 거구의 서구선수들을 잇달아 때려 눕히며 연전연승, 일약 일본의 영웅으로 부상한 그는 뜻하지 않게 야쿠자간의 싸움에 휘말려 63년 아카사카의 술집앞에서 칼을 맞고 비명에 숨졌다. 역도산 붐은 그에 관한 책이 올들어 만화를 포함, 모두 10여권이나 출판됐다는 데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재일작가인 李淳馹씨(35)가 쓴 「또 한명의 역도산」이란 평전은 출간 6개월만에 3만부나 팔리는 히트를 기록했다. 「역도산은 위대했다」 「역도산과 프로레슬링사」 「역도산의 전설」 등도 꾸준히 팔리는 추세. NHK의 조사결과 일본국회도서관의 장서 가운데 스포츠 인사에 관한 책은 프로야구 거인팀의 감독인 나가시마 시게오(長嶋茂雄)의 60권에 이어 역도산에 관한 책이 29권으로 두번째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출간분을 합치면 40권이 넘는 셈이다. NHK측은 『나가시마가 현역인 점에 비추어 사후 30년이 넘었는 데도 추모의 열기가 여전히 높은 역도산은 두말할 나위없이 전후 최고의 슈퍼스타』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도쿄(東京)의 이케가미혼몬지(池上本門寺)에 있는 그의 묘와 동상에는 아직도 수학여행단 등 참배객의 발길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나오키상 수상작가인 무라마쓰 도모미(村松友視)는 『역도산은 암울했던 전후 시기에 차별과 고통을 극복해낸 승리의 상징이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역도산 붐은 장기 불황속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일본국민들의 「영웅 대망론」의 한 단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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