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기간에 본지 칼럼니스트인 하일성 KBS해설위원의 「프로야구 관전평」
이 신설됐습니다. 보다 생동감 넘치고 다양한 분석을 위해 관전평을 궁금증 문답식
으로 싣습니다.
―경기초반 현대 마운드가 쉽게 무너진 이유는….
『통상 해태타자들은 너무 적극적인 나머지 초구부터 방망이를 갖다대는 것이 약
점으로 지적됐지만 오늘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해태는 5회까지의 8득점중 볼카운
트 스리볼에서 1타점과 2점홈런 등 3점을 얻었고 나머지 점수도 모두 2구이후에 뽑
았다. 무엇보다 홈런으로 6점을 뽑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두 팀 선발투수의 전력비교는….
『해태 선발은 조계현이 70%, 이대진이 30%의 확률이었는데 다소 의외였다. 해태
가 에이스 조계현 대신 최근 구위가 가장 뛰어난 이대진을 낸 것은 광주의 두 경기
를 모두 잡겠다는 투수로테이션이다. 현대는 선발 위재영이 불펜투수들의 몸이 채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너져 치명타를 입었다』
―해태 김응룡감독은 5대2로 앞서고 있던 5회와 8대3으로 리드한 7회에 희생번트
를 시켰는데….
『그것으로 김감독이 잔인하다거나 「작은 야구」를 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5
회 번트는 4회 만루의 기회를 놓쳐 연속이닝 득점의 맥이 끊긴 것을 다시 이어놓자
는 것이다. 또 7회는 현대가 6회 박재홍의 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붙자 추격의지를
미리 꺾어두자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해태 홍현우와 이호성의 타순이 서로 바뀌고 이순철이 5번으로 올라왔는데….
『타격감각이 절정에 달해있는 홍현우를 톱타자 이종범과 될 수 있으면 가까운 타
순에 두자는 뜻이다. 이순철의 경우는 큰 경기에 강한 베테랑의 경험을 높이 산 것
이다』
―2차전 전망은….
『현대로선 2회 김경기의 동점 투런과 7회 박재홍의 추격 솔로홈런이 터진 것에
희망을 걸 만하다. 현대의 입장에선 호랑이굴인 광주에서 1승1패가 목표이기 때문에
두 팀의 진짜 승부는 2차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