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70여 건… 광주-전남 지선 후유증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5일 04시 30분


공직선거법 위반 사례 154건 적발… 선관위 고발-수사 의뢰 70건 넘어
금품 제공-불법 선거운동 등 위반… 일부 지역서 AI 영상물 유포 의혹
“당선 취소-재선거 가능성 있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광주 광산구 운남동 제1투표소인 행정복지센터에서 한 시민이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6.6.3 뉴스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광주 광산구 운남동 제1투표소인 행정복지센터에서 한 시민이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6.6.3 뉴스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광주·전남에서는 모두 441명의 새로운 지역 일꾼이 선출됐지만 선거 후유증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선거 과정에서 비방과 흑색선전, 허위사실 유포 등이 잇따르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하거나 수사 의뢰한 사례가 70건을 넘어서 일부 당선자들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사법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4일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운동 기간을 전후해 적발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례는 154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경고 등 행정조치는 135건, 수사기관 조치는 65건(고발 59건·수사 의뢰 6건)으로 집계됐다.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례는 32건으로, 이 중 7건이 고발 또는 수사 의뢰 조치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적발된 위반 유형은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 금품 제공, 불법 선거운동 등이 주를 이뤘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이 주요 선거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와 비방성 게시물 유포 사례가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허위 영상이나 편집물 유포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선거법 위반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눈에 띄는 점은 광주보다 전남에서 선거법 위반 적발 사례가 훨씬 많았다는 점이다. 정치권은 가장 큰 이유로 선거 규모와 구조의 차이를 꼽는다.

광주는 5개 자치구를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졌지만 전남은 22개 시·군에서 시장·군수 선거가 동시에 진행됐다. 선거구 수와 출마 후보 수 자체가 훨씬 많았고 경쟁 구도도 복잡했다.

농어촌 지역 특유의 선거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군 단위 지역은 유권자 수가 적어 수백 표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한 표의 영향력이 큰 만큼 후보 간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상대 후보를 겨냥한 비방전과 고소·고발,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 빈번하게 제기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유독 비방전이 많았던 배경으로 치열해진 정치 경쟁 구도를 꼽고 있다. 광주·전남 통합 이후 처음 치러진 대규모 지방선거인 데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무소속 후보들이 곳곳에서 맞붙으며 경쟁이 격화됐다. 여기에 공천 과정에서 경선 불복과 탈락 후보들의 반발, 전략공천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후보 간 갈등이 본선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정책 경쟁보다 상대 후보의 전력이나 각종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선거판을 주도했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과 지역 커뮤니티, 유튜브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허위사실 공표와 비방 사례가 늘어났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선거사범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보다 신속 처리 원칙이 적용되는 만큼 향후 수사와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당선이 취소되거나 재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형성된 정치 지형과 민주당에 대한 지역 내 지지 기반을 고려하면 광주·전남의 전체 정치 구도가 크게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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