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단편영화제 ‘라운드 테이블’
국내 제작 활발해도 유통망 부족
캐나다 도입 당시 단편 관객 늘어
단편영화 심의 절차 간소화 제안도
24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제4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의 관객 소통 프로그램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한재섭 광주독립영화관장,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 탐단부 캐나다 영화배급사 예술감독.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단편영화와 장편영화를 묶어 상영하는 시스템 도입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인디플러스. 캐나다 독립영화 배급사 트레블링의 탐단부 예술감독은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관객에게 단편영화 관람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8년 전 실험적인 시도를 한 적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명 장편영화 상영에 앞서 단편영화를 선보였더니 새로운 단편영화 관객층을 형성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콘서트 메인 공연에 앞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오프닝처럼, 장편영화 상영 전 단편영화를 보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취지다.
한계도 설명했다. 탐단부 감독은 “퀘벡에서도 이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하지는 못했다”며 “단편 상영 시간이 길어지면 피로감을 호소하는 관객이 있었고, 사전 안내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잘못 왔다고 오해해 상영관을 나가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단편영화의 극장 개봉과 유통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4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의 관객 소통 프로그램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서다. 탐단부 감독과 독립예술 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의 원승환 관장, 한재섭 광주독립영화관장 등이 단편영화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이날 행사에 국내외 관객이 몰리며 36석 규모 객석이 가득 찼다.
토론자들은 한국 단편영화가 활발히 제작되고 국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유통망 부족 등의 한계로 창작자와 작품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세심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원 관장은 단편영화가 극장에 걸리기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제작자가 영화업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하고, 완성 작품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분류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 적은 예산으로 작품을 만드는 단편 제작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었다. 원 관장은 “인디스페이스에서 연상호 감독 등 주요 감독의 단편을 묶어 상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으나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이 들었다”라며 “독립영화 제작자는 상업적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영화업자와 성격이 다른 만큼, 일정 상영시간 이하 작품 제작자에 대해 심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특례 적용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23∼28일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과 중구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열렸다. ‘시네마 & 뤼미에르’를 주제로 영화의 본질 요소인 ‘빛’과 ‘영상’의 아름다움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역대 가장 많은 124개국의 5966편이 출품됐다. 특히 올해 주빈국으로 선정된 프랑스의 다양한 영화가 선보였다. 1980년 시작된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국내외 단편영화를 집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국내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제 기간 라운드 테이블을 비롯해 감독과의 대화(GV), 뉴미디어 시네마 워크숍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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