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10시경 대전 중구 구완동 운남로에서 한 시민에게 촬영된 두 살 수컷 늑대 ‘늑구’. 인스타그램 캡처
대전 동물원 ‘오월드’에서 탈출한 2살 수컷 늑대 ‘늑구’가 시민 제보로 엿새 만에 포착됐지만 수색 당국은 약 150m 앞까지 추격하고도 결국 놓쳤다.
14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10분경 동구 이사동 인근에서 ‘늑대로 추정되는 동물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47분 뒤에는 인근 운남로에서도 목격 신고가 이어졌고, 오후 10시 45분경에는 중구 구완동에서 늑구를 촬영한 영상이 제보됐다. 세 지역은 반경 1km 안팎으로, 동물원과도 2km 이내 거리다.
이곳 일대에서 늑구를 목격한 또 다른 신고자 신인성 씨(50)는 “고속도로 1~2차선 한가운데서 늑구를 발견해 차에 치일까 봐 비상등을 켜고 경적을 울려 갓길 산 쪽으로 유인했다”며 “늑구는 차량을 피해 도로를 달리다 성인 허벅지 높이의 경계석을 뛰어넘어 언덕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신 씨가 찍은 영상에는 늑구의 도망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겼다.
제보가 잇따르자 소방당국은 오후 11시 57분경 인력 40명과 드론 3대를 투입해 수색에 나섰고, 다음날 0시 6분경 오월드 약 1.8km 거리 야산에서 열화상 드론을 통해 늑구로 추정되는 개체를 확인했다. 이후 먹이가 담긴 철창 포획틀을 설치하고, 경찰 기동대 58명을 추가 투입해 포위망을 좁혔다.
오전 5시 51분경 늑구와의 거리를 약 150m까지 좁히자 수의사가 마취총을 발사했지만 맞추지 못했다. 문창용 대전시 환경국장은 “마취총의 유효 사거리가 20~30m에 불과한 데다, 자연 상태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개체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인력을 배치해 ‘인간 띠’를 형성하려 했지만, 오전 6시 35분경 늑구는 빈 공간을 틈타 다시 달아났다. 엿새간 야생 상태로 돌아다녔음에도 큰 부상은 없었고, 도주 과정에서 3~4m 높이의 옹벽을 뛰어넘을 정도로 민첩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 당국은 약 15분 뒤 열화상 드론으로 늑구의 위치를 다시 확인했지만 또다시 놓쳤다. 이후 군 드론 6대를 추가 투입해 수색 범위를 넓혔으나 성과가 없었다.
당국은 늑구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이동 범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포획 작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마취총 명중 시 즉시 동물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차량과 긴급 치료 준비도 마친 상태다.
늑구는 지난 8일 아침 동물원 철조망 아래를 파고 탈출했다. 탈출 다음 날인 9일 새벽 동물원 인근 야산에서 열화상 드론에 포착됐지만, 드론 배터리 교체 과정에서 놓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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