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숲 속 피는 희망의 꽃” 정서 복지로 소외계층 보듬는 대구 달서구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3일 10시 56분


7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월성주공3단지아파트에서 이태훈 달서구청장(맨 앞)을 비롯한 주민과 각 기관 관계자가 정원에 꽃을 심고 있다. 달서구 제공
7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월성주공3단지아파트에서 이태훈 달서구청장(맨 앞)을 비롯한 주민과 각 기관 관계자가 정원에 꽃을 심고 있다. 달서구 제공
따스한 봄볕이 내리쬔 7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월성주공3단지아파트 안. 평소 고요함이 감돌던 아파트 앞마당이 시끌벅적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거동이 불편해 평소 집 안에만 머물던 어르신들이 하나둘씩 밖으로 나와 화단 앞에 자리 잡았다. 꽃모종을 옮겨 심던 한 할머니는 “맨날 집 안에서 TV만 보고 있어서 적적하고 외로웠다. 그런데 이렇게 예쁜 꽃을 내 손으로 직접 심으니 기분이 너무 좋아진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옆에서 흙을 다독이던 한 할아버지는 “꽃이 들어오니 아파트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 같다. 다른 동네 주민에게 자랑하고 싶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날 달서구는 주민과 함께 화단에 꽃을 심는 ‘희망 꽃 정원’ 행사를 가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월성종합사회복지관, 지역 기업체 관계자를 비롯해 자원봉사자, 주민 등 50여 명이 힘을 모아 황량했던 정원을 형형색색의 꽃밭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행사는 단순한 조경 사업이 아니다. 영구 임대 아파트에서 홀로 사는 어르신을 비롯한 취약계층이 직접 꽃을 심고 가꾸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을 안겨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그래서 행사도 꽃 식재 방법과 화종별 설명을 시작으로 주민과 기관이 함께 구역별로 꽃 정원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아파트 정원에 손수 심은 꽃은 앞으로 주민과 기관이 함께 가꿔나갈 예정이다.

달서구는 지역 영구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소외계층이 이웃 간 소통 단절과 쉼터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단순한 꽃 식재를 넘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주민이 함께 정원을 관리하도록 해 사회적 고립감 해소와 정서적 활력을 얻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에는 영구 임대 아파트 6개 단지에 맥문동과 꽃무릇, 영산홍, 산철쭉, 남천 등 총 4만5700주를 심었다. 올해는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의 범위와 내용을 한층 확대해 모두 6개 단지에서 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계명대 생태조경학과가 참여해 단지별 여건에 맞는 식재 구성과 공간 활용으로 기존보다 더욱 체계적인 방식으로 정원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달서구는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취약계층의 마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1인 가구의 안부를 확인하는 ‘대화 기부 사업’와 ‘생활 수리 기동단’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안심 올케어, 돌보미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은둔 청년의 사회적 발돋움을 돕는 청년베이스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장기간 구직 활동을 중단한 청년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정서적 회복부터 진로 탐색, 취업 역량 강화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올해 156명을 모집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달서구는 이 같은 다양한 노력을 통해 올해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주관한 ‘지방자치복지대상’에서 기초자치단체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앞으로도 소외계층을 위해 단순한 경제적 지원이 아닌 정서적 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차별화한 복지 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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