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안쉬고 코에 분비물 올라와”…모텔 약물 연쇄 사망 119 녹취록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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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수유동 일대 숙박업소에서 20대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구속된 가운데, 피해자 발견 당시 119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다.

12일 CBS노컷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강북구 연쇄 사망 사건 119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39분께 서울 강북구 수유동 소재 한 모텔 직원은 ‘지금 전혀 숨을 안 쉬는 거죠’라는 소방 관계자의 질문에 “숨을 안 쉬고 몸이 일단 굳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소방 측이 “응급처치 부서 동시에 연결해 드릴 거라서 잠시만 전화 끊지 말라”고 안내하자, 신고자는 “지금 코나 이런 부분에 분비물이 다 뱉어 올라와 있다”고 피해자의 상태를 재차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신고 전날인 9일 A씨와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가 A씨가 건넨 음료를 마신 뒤 끝내 사망한 20대 남성 B씨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강북구 수유동의 또 다른 모텔에서 A씨가 건넨 음료를 마신 20대 남성 C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 2시53분께 남성을 발견한 신고자는 119와의 통화에서 “그 사람 자고 있는 투숙객이거든요. 언제 뭘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숨을 쉬고 있는지도…가까이 와서 흔들어만 봤는데 몸이 굳어 있는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B씨와 C씨를 포함한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상해치사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사망했고, 1명은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물은 뇌의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진정, 불안 완화, 수면 유도, 근육 이완 효과를 내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과다 복용하거나 알코올과 함께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10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씨를 특정하고, 같은 날 오후 9시께 주거지 인근에서 긴급체포했다. 서울북부지법 최기원 영장전담 판사는 12일 상해치사 등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숙박업소 등에서 피해자들과 의견 충돌이 발생하자 이들을 잠재우기 위해 음료를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용한 약물은 자신이 처방받아 복용하던 것이었으며,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이 거듭될수록 약물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A씨는 2·3차 범행 당시 1차 사건 때보다 두 배 이상의 약물을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현 단계에서 살해 고의를 단정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보고 상해치사 혐의를 우선 적용했다. 다만 압수한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과 프로파일링 등을 통해 살인 혐의 적용 여부도 계속 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신상 공개 여부도 함께 살펴볼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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