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제 자격 없다는 판단 아냐…다른 방법 있을 것”
김씨 “억울해, 뜯긴 내 돈 돌려달라는 것…계속 싸우겠다”
ⓒ뉴시스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인 김성자씨가 검찰의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금 환부 불가 통보에 반발해 소송을 냈으나 각하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행정3부(부장판사 김은구)는 전날 김씨가 검찰을 상대로 제기한 범죄피해재산 환부청구 거부 취소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원고가 당한 사기범행이 범죄단체를 조직해서 한 것이라거나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하더라도 그로 얻은 재물이 범죄피해재산이 된 것은 2019년 부패재산몰수법이 개정된 후”라며 “개정 규정은 당시 수사 중이거나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적용돼 이미 유죄판결이 확정된 이 사건 범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유죄판결에 몰수형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지만, 검사가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원고의 재산상 피해를 회복시키기 위해 범인이 취득한 재물을 몰수·추징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그 법에 따른 몰수·추징이 없던 이상 원고에게 피해 금품을 ‘범죄피해재산’으로 환부를 구할 신청권이 없어 이 사건 결정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6년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행의 피해자였던 김씨는 2024년 12월 검찰에 3200만원의 범죄피해재산 환부를 청구했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에 따라 몰수·추징된 범죄피해재산은 피해자에게 돌려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 몰수 선고는 형법 제48조에 근거한 것으로, 부패재산물수법에서 정한 피해자 환부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환부가 불가하다고 통지했다.
이에 김씨 측은 보이스피싱 범행을 당하고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해 범인을 붙잡는 데 큰 공을 세웠으나 법령이 갖춰지지 않아 빼앗긴 재산을 돌려받지 못했으니 검찰의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단에 대해 김씨는 재판부를 향해 “내 돈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좀 알려달라”고 억울함을 토해냈다.
그는 “포상금을 달라는 게 아니라 뜯긴 내 돈을 달라는 것인데 너무 억울하다”면서 “구치소 면회를 갔더니 범인이 1억8000만원이 압류됐으니 풀어달라고 사정하더라. 근데 그 돈이 왜 범죄은닉금으로 가느냐. 피해자한테는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이렇게 말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지만 저희같은 사람은 어디서 항변하냐”며 “판결이 너무 억울하다. 절대 사법부를 못 믿을 거 같다. 다른 방법이라도 해서 계속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억울한 사연은 저희도 공감하나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른 환부청구에 대해서만 판단할 뿐이지 구제받을 자격이 없다거나 김성자씨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잘못한 사람이 있고, 잘못된 절차가 있었다면 시정할 다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변호사하고 상의하면 좋은 방법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씨는 2016년 은행직원 사칭 보이스피싱에 속아 3200만원을 송금하는 사기 피해를 봤다. 김씨는 직접 증거자료와 조직원 정보를 입수해 수사기관에 제보했다.
김씨의 신고로 총책급 조직원을 비롯해 일당 6명이 검거됐다. 조직원 총책은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또한 72명의 피해액 1억3500만원을 확인하고, 234명의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범인을 잡은 공은 모두 김씨가 아닌 경찰에게 돌아갔다. 당시 경찰은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에 큰 공을 세운 김씨에게 검거 소식을 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건 발표 때 시민의 제보로 검거했다는 사실도 뺐다.
김씨의 사연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2024년 개봉한 영화 ‘시민덕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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