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충남 공주시 금강변에서 열린 2025 산불진화 통합훈련에서 산불진화요원이 헬기레펠을 하고 있다. 2025.10.22. 공주=뉴시스
재난 대응에 투입되는 산림청 헬기 10대 중 7대는 기령이 20년이 넘어, 노후 기체를 중심으로 위험도를 평가해 단계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재난 대응 항공기 운용상 쟁점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산림청, 소방청,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운영 중인 헬기는 200여대다.
이 가운데 산림청이 보유한 항공기 50대 중 기령 20년 이상 헬기는 35대(70%)고, 이 중 12대(24%)는 30년을 초과했다. 지자체가 임차해 운용 중인 헬기의 경우 94%가 기령 20년 이상이고, 이 중 72%는 30년을 넘은 노후 기체로 조사됐다. 지자체가 임대하고 있는 헬기 중에서는 기령이 60년을 초과한 헬기도 있다.
기체가 오래됐다고 해서 반드시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재난 현장에서는 노후화된 기체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된다. 산불과 같은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헬기는 고온과 연기, 돌풍, 장애물 등 위험한 환경에서 저고도로 운항하기 때문에 노후 기체일수록 사고에 더 취약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는 기령 30년 헬기가 추락했고, 4월 대구에서는 기령 44년 헬기가 산불 진화 중 추락해 조종사가 숨졌다.
이에 정기적이고 철저한 유지 보수가 필요하지만, 지자체의 경우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거나 행정적인 제약으로 인해 충분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3년 관련 법안에 대한 상임위원회 검토 과정에서도 지자체가 임차해 운용 중인 헬기 상당수가 기령이 20년 이상된 헬기에 해당하고, 정비와 안전 관리가 미흡한 점이 사고 발생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연식이 오래된 항공기에 대해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운송용 고정익 항공기는 최초 감항증명(항공기의 비행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발급 후 14년이 도래한 시점을 집중 관리 시점으로 설정하고, 부식과 구조 피로에 대한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헬기 등 회전익 항공기도 설계 기준에 따른 구조적 피로를 평가해 주요 부품의 수명을 설정하고, 해당 부품을 의무적으로 교체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노후 기체를 중심으로 관리 체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체의 성능과 노후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위험도가 높은 항공기부터 순차적으로 퇴출하고 신형 기체로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정비 이력, 누적 비행 시간, 주요 부품의 상태 등 운용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기체의 성능과 노후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기체부터 단계적으로 운용에서 제외하고 신형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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