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장애-빈곤의 벽 넘어… “꿈 찾는 모든 어린이에게 음악을”

  • 동아일보

[나눔, 다시 희망으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유니세프-SM ‘스마일포유’ 캠페인
소수민족-장애 어린이에 음악 교육
올해로 10년… 아시아 97개 기관 협력

“저는 특수학교 교사입니다. 이곳에는 자폐, 지적장애, 청각장애 등 세상의 언어가 모두 다른 아이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마다 가진 장애 유형이 너무나 다르기에 교실에서 매일 부딪치는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인 학교생활 지도부터 수업 참여까지 매 순간이 도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모두 공유하는 ‘마법’ 같은 공통분모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음악입니다. 음악은 아이들의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돼 줬습니다. 음악을 통해 손 씻는 순서를 익혔고, 노래에 맞춰 자리에 앉았으며, 멜로디에 집중하며 선생님의 눈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타오 베트남 장애아동교육센터 교사)

올해 11월은 차별 없는 구호의 정신으로 모든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유니세프와 문화를 통해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미래를 연결하는 SM엔터테인먼트가 만나 ‘스마일포유’ 캠페인을 전개한 지 10돌을 맞는 달이다.

‘음악’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언어를 통해 소외된 아시아 어린이들에게 미소를 되찾아주자는 바람으로 2015년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은 아시아 어린이, 특히 소수민족과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어린이가 공평하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음악을 통한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추진됐다.

‘음악을 통한 성장’이라는 목표는 △아동 역량 강화 및 사회·정서적 성장 △소외계층 문화 접근성 향상 △음악 교육 및 교사 인프라 향상 △음악 교육 제도화 △음악을 통한 사회 통합이라는 세부 목표로 구체화됐다.

이를 위해 음악 교육 매뉴얼을 제작하고 교사 트레이닝 및 교사용 교육 자료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전문 교사를 양성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누구나 음악 교육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학교 및 통합교육센터 내 음악실을 설치하고 악기를 제공하는 등 콘텐츠, 공간, 사람의 성장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며 음악을 통한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 갔다.

2017년 다낭, 콘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공
2017년 다낭, 콘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공
2019년 다낭, 질라이성.
2019년 다낭, 질라이성.
2016년 베트남 하노이, 다낭, 콘툼성을 중심으로 추진하던 스마일포유 캠페인은 2019년 두 번째 협약을 체결하며 지원 범위를 디엔비엔, 잘라이성까지 확대했다. 2022년 세 번째 협약 체결 후에는 베트남과 더불어 필리핀 사마르, 노던사마르, 잠보앙가 델 노르테, 카가얀데오로시, 발렌수엘라시의 유아 대상 음악 교육과 교육 종사자 양성 지원까지 확장하며 음악을 통한 희망의 멜로디가 더 널리 퍼졌다.

2023년 하노이, 닌투언성
2023년 하노이, 닌투언성
2022년에는 프로젝트의 교육 매뉴얼이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아 교육훈련부의 공교육 음악 커리큘럼으로 정식 승인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단발적인 지원이 아닌 베트남 어린이들의 삶에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룬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교사 및 교육 종사자,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워크숍 및 강사 양성 교육을 실시해 음악 교육을 지역사회와 가정으로 확산할 수 있었다.

2024년 필리핀.
2024년 필리핀.
지난 10년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10월 28일 베트남 다낭에서는 스마일포유 1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10년간의 하모니, 10년간의 성장, 음악이라는 보편적인 언어를 통해 어린이 삶을 바꿔 온 스마일포유 캠페인이 10년 동안 얼마나 의미 있는 임팩트를 만들어 왔는지를 되새기는 순간이었다. 현재 스마일포유 캠페인을 통해 음악교육을 받고 있는 어린이부터 과거 지원을 받아 성장한 어른들, 음악교육을 수행한 선생님들, 지자체 공무원들, 이를 공교육 커리큘럼에 반영할 수 있도록 협력한 교육공무원 등 다양한 관계자가 모여 10주년을 축하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특별하고도 소중한 손님인 키에우(31) 선생님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어린 시절 키에우는 다낭의 통합교육지원센터에서 음악을 처음 만나 잠재된 재능을 발견했다. 시각장애라는 역경 속에서도 그녀는 음악 교사라는 꿈을 굳건히 키워나갔고 마침내 대학까지 졸업하며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게다가 키에우는 자신을 일으켜 세운 그 자리, 바로 통합교육지원센터로 돌아와 선생님이 됐다. 이제 그녀는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는 멘토가 됐다.

기념식에서 만난 키에우 선생님은 스마일포유 캠페인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저를 가르쳐주신 통합교육지원센터의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선생님들은 제가 악기를 연주할 때마다 진심으로 ‘음악이 좋은지, 더 배우고 싶은지’ 마음을 담아 물어봐 주셨다. 그 따뜻한 관심이 저를 이 자리로 이끌었다. 다시 이곳에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통해 성장하는 길에 동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 삶에 늘 감사함과 큰 보람을 안겨준다”라고 말했다.

2025년 다낭.
2025년 다낭.
이처럼 음악으로 어린이의 삶에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온 스마일포유 캠페인은 10년간 베트남 5개 도시, 2개 성과 필리핀 2개 도시, 3개 주 등에서 97개 기관과 협력해 2만8000명이 캠페인에 참여했고 음악 전문 교사 4800명을 통해 1만5000시간 동안 소외계층 어린이에게 음악을 통해 희망을 전했다. 이제는 공교육 속에서 더 많은 어린이가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내일을 꿈꿀 수 있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스마일포유 캠페인 기획을 총괄하며 10년 동안 아시아 어린이 곁에서 든든하게 함께해온 박바름 CSR 유닛장은 “지난 10년간 우리는 ‘음악’이라는 언어를 통해 수많은 어린이의 삶에 기쁨과 희망을 선물하고자 노력해왔다. 악기를 처음 만지던 어린이들의 해맑은 눈빛, 서툰 연주에도 땀 흘리며 연습하던 열정, 음악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꿈을 키워 나간 수혜 어린이들의 성장은 저희 모두에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마일포유 캠페인은 사회공헌을 넘어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웃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진심이 담겼다. 유니세프를 비롯해 지난 10년 동안 캠페인과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이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문화 예술의 힘으로 미래 세대를 응원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며 더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 10년간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변함없이 지원해주신 SM엔터테인먼트 임직원 여러분과 바쁜 일정 속에서도 스마일포유 캠페인을 살뜰하게 챙겨 주신 최시원 친선대사, 함께해주셨던 모든 아티스트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음악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소수민족의 고유 문화를 이어가는 힘을 갖게 된 어린이들의 성장은 그 어떤 지표보다 소중하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앞으로도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스마일포유 캠페인의 아름다운 여정을 함께하며 더 많은 어린이가 상처를 딛고 내일을 꿈꾸며 밝게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이들에게 음악은 희망이라는 언어가 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SM엔터테인먼트의 끊임없는 노력과 관심 속에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린이들의 얼굴에 피어난 해맑은 미소처럼 스마일포유 캠페인은 계속해서 세상을 따뜻하게 음악으로 물들이며 어린이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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