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나래∼남송도 1구간 우선 추진
타당성 통과 땐 내년 하반기 착공
인천신항 물류 정체 해소 기대 커져
람사르습지 걸친 2구간은 노선 미확정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제2순환선) 구간 가운데 유일하게 착공이 미뤄져 온 인천∼경기 안산 노선에 대한 공사가 부분 착공 방식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환경 훼손 논란으로 노선이 확정되지 않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우선 가능한 구간부터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 안산·시흥∼송도 1구간 먼저 착공 추진
1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제2순환선 인천∼안산 노선 가운데 시화나래나들목(IC)∼남송도IC(8.4km) 구간을 우선 착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안산 구간 전체 사업은 총사업비 약 1조7000억 원이 투입되는 길이 19.8km 규모로, 1구간(시화나래IC∼남송도IC)과 2구간(남송도IC∼인천남항)으로 나뉜다.
현재 1구간은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절차를 밟고 있다. 재조사를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나 2027년 상반기(1∼6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재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구간은 습지 보호 등 환경 문제 때문에 아직 노선이 정해지지 않아, 1구간부터 우선 개통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1구간이 완공되면 인천신항 일대의 극심한 차량 정체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신항은 연간 20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 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지만, 진입로가 협소해 화물차와 일반 차량이 뒤섞이는 교통 혼잡이 지속돼 왔다.
항만업계에서는 물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조기 착공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인천신항은 수도권 해양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했지만 교통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이라며 “1구간 개통으로 화물차 동선을 분산시키면 물류비 절감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 람사르습지 걸린 2구간… 착공 ‘안갯속’
반면 남송도IC에서 인천남항까지 이어지는 2구간(11.4km)은 여전히 착공 시기가 불투명하다. 노선이 송도국제도시 해안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일대가 국제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인천시와 주민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한 민관협의회를 통해 대안 노선을 마련했지만,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재보완을 요구하면서 다시 수정안을 마련 중이다. 습지 보호구역을 크게 우회할 경우 사업비가 급증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현실적인 대안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초 목표였던 ‘2025년 착공, 2029년 개통’ 일정은 사실상 무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인천시 등과 계속 논의 중”이라며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별 추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제2순환선은 김포∼파주∼양주∼포천∼양평∼이천∼오산∼안산∼인천 등 수도권 외곽 260km를 잇는 대규모 순환도로 사업이다. 현재 대부분 구간이 개통됐거나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인천∼안산 구간만 유일하게 착공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1구간의 타당성 재조사 통과 여부에 따라 전체 착공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며 “2구간 노선은 환경부와 협의하며 여러 대안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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