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한적 있다” 尹 주장과 다른 진술
건진법사, 대선캠프 식사비 내고
尹장모와 1시간 48분간 통화하기도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4.12.19. 뉴스1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내세워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65)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윤 전 대통령은 전 씨와 인사 정도만 했다는 취지로 관계에 선을 그었지만 정작 전 씨는 더 교류가 있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언급을 한 것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 씨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의 조사 과정에서 “실제로 윤한홍 의원이나 윤석열과 친분이 있는지”를 묻는 검찰 질문에 “예,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전 씨는 “윤 전 대통령이나 윤 의원과의 친분을 이용해 공천을 부탁한 적이 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런 적은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전 씨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였던 A 씨로부터 공천 헌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간 윤 전 대통령은 전 씨와의 친분 관계를 부인해 왔다. 전 씨가 2022년 1월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한다는 의혹이 일자 윤 전 대통령은 대선 캠프 조직이었던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하며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관계자에게 (전 씨를) 소개받아 인사한 적 있는데, 저는 (무속인이 아니라) 스님으로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분(건진 법사)은 직책을 전혀 맡고 계시지 않고 자원봉사자 이런 분들을 소개해 준 적이 있다고 한다. 일정이나 메시지, 막 이런 기사를 봤는데 참 황당한 얘기”라고도 했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의 해명과 달리 전 씨가 윤석열 캠프에서 식사비를 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씨는 네트워크본부에서 “윤석열 유튜브 구독자 100만을 향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하는 등 업무에 적극 관여했다고 한다. 전 씨는 검찰에 “(사람들에게) 밥을 사주고 음료수를 사줬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씨와 김건희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가 10차례 통화한 기록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의 통화는 짧게는 1분여, 길게는 1시간 48분씩 이어졌다. 통화 10번 중 7번은 최 씨가 전 씨에게 건 전화였다. 윤 전 대통령의 첫 번째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6일에는 전 씨가 최 씨에게 전화를 걸어 50분 가까이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찰 조사 결과 전 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나 국회의원과의 만남을 주선하며 종교단체 인사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본보에 “아는 게 없다”고 알려왔다. 전 씨 측 변호인은 “윤 전 대통령은 알긴 하는데 수시로 카톡할 정도로 친하지는 않다”며 “네트워크본부는 지지자들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밥, 술은 사줬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전 씨의 공천 요구나 인사 청탁을 들어줄 위치에 있지 않았다. 따라서 언론에서 제기하는 여러 의혹과 관련해 대가 등 금전 거래를 했던 사실은 더더욱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면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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