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현장 금남로서… 경찰 차벽두고 尹탄핵 찬반 집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7일 03시 00분


광주 시민단체-기독교 단체 맞집회
이재명 “광주서 계엄옹호 사람인가”
찬탄측 尹부부 합성영상 송출 논란

15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와 찬성 측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네모난 형태의 경찰 차벽을 기준으로 왼쪽이 탄핵 반대 집회, 오른쪽이 탄핵 찬성 집회다. 찬반 집회가 열린 금남로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로 시민들이 숨진 곳이다. 광주매일 제공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주말 전국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는 경찰차 벽을 사이에 두고 100m 거리에서 찬반 집회가 나란히 벌어졌다.

15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탄핵 찬반 집회에는 12·3 비상계엄 이후 광주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경찰은 금남로의 한 보험회사 건물을 중심으로 100m가량에 차벽을 설치해 양측의 충돌을 막았다. 보수 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이날 연 집회 참가자 수는 3만 명(이하 경찰 비공식 추산)에 달했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보수 집회 맞은편 도로에서 제14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진행했다. 1만여 명이 참가한 이 집회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등 야권 인사들도 대거 동참했다.

서울 도심에서도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했고, 4만 명이 참석했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일대에서는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주도로 집회가 열려 1만5000명이 모였다.

광주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것을 두고 16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두환의 불법 계엄으로 계엄군 총칼에 수천 명이 죽고 다친 광주로 찾아가 불법 계엄 옹호 시위를 벌이는 그들이 사람인가”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피해자 상가에서 살인자를 옹호하며 행패를 부리는 악마와 다를 게 무엇인가”라며 “계엄이 시행됐더라면 납치, 고문, 살해가 일상인 ‘코리안 킬링필드’가 열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은 어디에서나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광주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비판하는 것 자체가 반민주적인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16일 광주 탄핵 찬성 집회 현장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얼굴을 반나체와 합성한 영상이 송출돼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은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이들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부정선거 부패방지대’라는 단체는 17일부터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자택 앞에서 문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하는 규탄 시위를 연다고 예고했다.

#윤석열#탄핵#광주#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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