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넘어 공동체로… ‘사회적 가족’의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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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다움 통합 돌봄 시행 2년 차
광주의 돌봄-틈새지원 돕는 제도… 5개 자치구별로 공동체 돌봄 추진
모텔-쪽방촌에 커뮤니티센터 열고, 맞춤형 운동처방 등 건강관리 지원
전국 지자체서 벤치마킹 잇따라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이인호 부의장(오른쪽 첫 번째) 등이 19일 광주다움 통합 돌봄이 펼쳐지고 있는 복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광주시 제공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이인호 부의장(오른쪽 첫 번째) 등이 19일 광주다움 통합 돌봄이 펼쳐지고 있는 복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다움 통합 돌봄이 시행 2년째에 접어들면서 공동체 돌봄으로 발전하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광주다움 통합 돌봄 시행 2년 차를 맞아 5개 자치구와 함께 공동체 돌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광주다움 통합 돌봄은 어려움에 부닥친 주민이 국가 돌봄 제도를 모르고 있을 경우 안내해 주거나 지원 대상이 되지 않을 경우 틈새 지원을 해주는 광주만의 복지 제도다. 광주다움 통합 돌봄은 지난해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일대일 서비스에 중점을 뒀지만 올해는 개인 돌봄을 넘어 공동체 돌봄(관계 돌봄)에 주안점을 뒀다. 관계 돌봄은 사회적 관계가 끊어진 소외계층 주민을 이웃이 만나 지키는 사회적 가족을 만드는 것이다.

광주 5개 자치구별로 지역 여건에 적합한 공동체 돌봄을 추진하고 있다. 동구의 경우 대인동에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옛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구도심인 대인동 계림동 일대 모텔·쪽방촌에서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유공간이다.

서구는 쌍촌동 한 영구임대 아파트에 ‘주민 돌봄교실’을 열고 기초수급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남구는 인애종합사회복지관 등 복지기관 3곳에서 장애인과 비(非)장애인의 경계선상에 놓인 경계선지능인을 돕는 ‘느린 학습자 마을 돌봄’을 진행한다. 북구는 27개 동사무소에서 건강검진과 함께 운동하는 맞춤형 운동, 웃음치료를 진행하는 ‘우리 동네 건강마을 돌봄’을 펼친다.

광산구는 송광종합사회복지관 등 복지기관 2곳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마을밥 카페’와 수완문화체육센터에서 인공지능(AI)으로 건강을 평가한 뒤 맞춤형 사회활동을 처방하는 건강관리소를 운영한다. 건강관리소는 이웃과 이웃이 함께 사회활동을 하는 처방을 운영해 눈길을 끈다. 김경명 광주시 통합돌봄팀장은 “공동체 돌봄은 힘든 상황에 놓인 이웃을 사회에 나오도록 해 함께 돌보는 것”이라며 “자치구별 공동체 주민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다움 통합 돌봄은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가정방문 3만 건, 맞춤돌봄 2만6000건(대상자 1만3871명) 등 다양한 지원을 했다. 광주다움 통합 돌봄에는 광주시를 비롯한 5개 자치구, 96개 동사무소 공무원 380명이 참여한다. 복지기관, 사회적 기업 등 59개 서비스 기관의 의사, 요양보호사, 청소용역업체 등 다양한 종사자 837명이 동참한다.

이처럼 광주다움 통합 돌봄은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할 어려움에 직면한 사각지대의 노인, 장애인, 중장년, 청년, 아동 등에게 적절한 도움을 줬다. 성공을 거둔 광주다움 통합 돌봄은 전국 자치단체와 학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이인호 부의장과 민생경제분과 위원들은 19일 초고령사회에 지속할 수 있는 돌봄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광주다움 통합 돌봄 현장을 방문했다. 자문회의는 기존 돌봄 제도가 갖는 사각지대 등에 대한 대안으로 광주다움 통합 돌봄 시스템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광주다움 통합 돌봄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가 꿈꾸는 돌봄은 단순히 복지 서비스의 하나가 아니라 시민의 인간다울 권리를 찾아주는 민주 주의의 다른 이름”이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 지속가능한 관계의 회복이 돌봄의 본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사회적 가족#광주다움 통합 돌봄#공동체 돌봄#관계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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