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7 지방의대 탄생에… 의준생 학부모 ‘지방 유학’ 문의 쇄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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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입시학원 ‘의대 지역전형’ 상담 증가
지역고교 입학-졸업해야 지원 가능… 現 중3, 중학교 졸업도 지역서 해야
해당 지역 부동산-대학상권 “호재”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 의과대학 입시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 홍보물이 부착돼 있고 그 앞을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전날 정부는 전국 의대 40곳의 2025학년도 대학별 입학 정원을 발표하면서 그중 경기, 인천, 비수도권의 의대 32곳은 
정원을 총 2000명 늘린다고 밝혔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 의과대학 입시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 홍보물이 부착돼 있고 그 앞을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전날 정부는 전국 의대 40곳의 2025학년도 대학별 입학 정원을 발표하면서 그중 경기, 인천, 비수도권의 의대 32곳은 정원을 총 2000명 늘린다고 밝혔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서울에 사는 중학교 3학년 학부모들이 자녀를 부산대 의대에 보내고 싶다며 ‘부산 유학’에 대해 전화로 물어오기 시작했다.”

21일 부산의 한 학원장은 지역인재전형으로 부산 지역 의대에 가려는 서울 학생, 학부모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도부터 부산대 의대는 정원이 125명에서 200명으로, 동아대 의대는 49명에서 100명으로 늘어난다. 이 학원장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이 한 권역으로 묶이기 때문에 울산의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서울 학생들의 지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 “이번이 의대 적기” 지방 들썩

정부가 전날(20일) 2000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대학별 숫자를 발표하자 교육 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지방은 정원 200명의 ‘빅7 의대’(충북대, 충남대, 전북대, 전남대, 경북대, 부산대, 경상국립대)가 생겨난 영향으로 지역 사회까지 들썩였다. 지역 학생을 뽑는 지역인재선발 문의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 전형은 해당 의대가 있는 지역에서 ‘고교 입학부터 고교 졸업까지’ 모두 마쳐야 지원 조건이 된다. 현 중3이 입시를 치르는 2028학년도부터는 조건이 강화돼 ‘중학교 졸업’까지 그 지역해서 해야 한다.

입시업체 유웨이는 전국 수능 등수로 치면 정시 기준으로 기존에는 1200등까지 의대 합격선이었는데 2025학년도에는 1700∼1900등까지 합격권에 들 것으로 내다봤다. 경북 문경시의 한 고교 교사는 “학부모들의 의대 진학 문의 전화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과생은 수능 최저등급만 잘 맞추면 의대 입학이 어렵지 않겠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인천의 한 고3 교사는 “우리 학교는 2020년 이후 의대 합격자가 없었는데 이번에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공계 최상위권 입시를 준비하던 학생들이 의대로 틀었다”고 했다. 종로학원은 31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모든 권역에서 의대 설명회를 연다.

중학교, 초등학교에도 여파가 미쳤다. 경기의 한 중학교 교사는 “19일 학부모 총회에서 의대 관련 질문이 폭주했다”고 했다. 충북대 근처에 사는 이모 씨(51)는 “초5 큰아들의 장래 희망이 의사인데 충북대 의대 정원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고 들었다. 지금부터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1일 한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에는 본인을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는 회사원이라면서 충남권 의대에 지원할 수 있을지 문의하는 글도 올라왔다.

● 지방 상권은 “호재… 인구 늘 것”

지역 부동산과 상권도 의대 증원을 ‘호재’로 받아들였다. 충북대 인근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문모 씨(49)는 “의대 증원 발표 뒤 전화나 방문 상담이 늘었다”고 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이번 증원 발표로 수도권에서 지방 유학을 원하는 부동산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이 76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난 경상국립대 인근도 비슷한 분위기다. 경남 진주시 가좌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고태규 씨(33)는 “의대 정원이 늘어나 인구가 유입되면 대학 주변 상권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진주시 충무공동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장미 씨(34)는 “지방 유학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대학가 주변뿐 아니라 진주 지역 전체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진주=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지방 의대#지방 유학#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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