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시각장애 학우 안내견 탱고에 명예졸업증 수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1일 17시 11분



김경훈 씨와 탱고. 경북대 제공
김경훈 씨와 탱고. 경북대 제공

경북대는 23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시각장애 학우의 학업을 도운 안내견 탱고에게 명예졸업증을 수여한다. 탱고는 시각장애 학우 김경훈 씨가 일반대학원 석사과정을 밟는 2년간 늘 동행했다. 그 공을 인정받아 탱고는 명예졸업증을 받는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학부 시절에는 안내견 없이 학교를 다녔던 김 씨는 석사 졸업 후에도 탱고와 계속 지낼 계획이다. 탱고를 만나기 전에는 친구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다닌 김 씨는 탱고를 만나고 단독 보행을 하게 됐다. 4살이 된 탱고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 양성 기관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출신이다. 김 씨에게 탱고는 삶의 특별한 존재다.

“탱고와 만난 후 제 삶에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탱고라는 이름은 안내견 학교에서 지어준 이름이에요. 여인의 향기에서 시각장애 주인공이 ‘스텝이 엉키면 그것이 바로 탱고’라는 대사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세상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뜻으로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그 이름까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탱고는 김 씨의 인생 스텝이 꼬이지 않도록 든든하게 곁에 있어줬다.  경북대 제공.
탱고는 김 씨의 인생 스텝이 꼬이지 않도록 든든하게 곁에 있어줬다. 경북대 제공.
김 씨는 탱고가 무척 훈련도 잘 돼 있고, 캠퍼스에도 익숙하지만, 사람들의 예상치 못한 친절 등으로 탱고가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다면서 길거리에서 만날 때는 눈으로만 인사하고 예뻐해 주기를 부탁했다.

“단독보행으로 더 자유로워졌지만, 아이러니하게 탱고와 함께 갈 수 없는 곳도 많습니다. 장애인복지법이 있지만 아직까지 출입에 대한 제한이 상당 부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씨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일반대학원 석사 대표로 학위기를 받는다. 김 씨는 “장애학생들이 ‘학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학점’만 취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학의 지원과 교수님, 친구들의 배려로 학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었다.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신 많은 분들과 삼성, 그리고 안내견 탱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졸업 소감을 밝혔다.

경북대 문헌정보학과를 2022년 2월 졸업한 김 씨는 그해 3월 같은 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해 휴학 없이 석사 과정을 마쳤다. 김 씨의 졸업 논문 주제는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키오스크사용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다. 그 외에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의 연구개발지원으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2023 국민행복 정보기술(IT) 경진대회’에서는 예선에서 대구시장상, 본선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시각장애 학우 안내견에게 졸업증을 주는 건 국내 대학 최초일 것”이라며 “학칙도 바꾸고 나름 노력을 한 성과다. 대학 내 장애 학우들을 배려하는 평가시스템도 따로 마련해놓고 있고, 분기별로 총장이 학우들을 만나 좌담회를 통해 애로 사항 등도 듣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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