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서 일가족 4명 사망
“학생 등교 안해” 신고로 경찰 출동
경찰 “투자 실패로 집 경매 넘어가”
뉴시스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심정지 또는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투자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40대 가장이 부인과 두 아들을 살해한 후 불을 질러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울산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1일 오후 8시 20분경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가장 A 씨(46)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부인과 고등학생, 중학생인 두 아들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중학교에 재학 중인 A 씨 둘째 아들의 담임교사는 이날 오후 7시경 “학생이 등교하지 않고 연락도 안 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문을 열어 달라고 요구했지만 A 씨는 “집에 가족이 없다”는 말만 여러 차례 반복하며 문을 열지 않았다. 이후 소방 구조대가 출동해 강제로 현관문을 열었는데 집 내부에는 불이 붙어 있었고 부인과 두 아들은 각자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대기업 직원인 A 씨가 투자에 실패하며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가족을 살해하고 불을 질러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담보로 약 1억 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갚지 못했고 아파트는 경매에 넘어가 수개월 전 낙찰됐다. 하지만 A 씨 가족은 집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A 씨 집 현관문에는 낙찰자 측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마지막 경고’란 문구가 테이프로 붙어 있었다. 그 위에 다른 종이에는 ‘경고합니다. 마지막입니다. 이번에는 문 앞에서 끝나지만 다음에는 계고합니다. 충분히 많이 배려해 드렸습니다. 잘 생각하세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 씨 집 안에 있는 집기에도 경매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주변인 진술과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와 사망 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사망 원인은 연기 흡연으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며 “A 씨가 투자로 빚을 졌다는 주변인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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