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 여고생에 돌진 78세 운전자, 사고 전 ‘비틀비틀’ 이상 운전

  • 뉴스1
  • 입력 2023년 11월 24일 09시 36분


(M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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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여고생이 정류장을 덮치는 차량에 치여 숨지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운전자가 사고를 내기 전부터 비틀비틀 이상 운전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3일 전남 보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2시14분쯤 보성군 벌교읍 한 고등학교 앞 도로에서 A씨(78)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버스정류장을 들이받았다.

MBC에 따르면 78세 운전자 A씨가 사고 1시간 전부터 중앙선을 넘나드는 이상 운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이 출동했지만 음주운전이 아니라서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냈다.

A씨는 사고 지점과 24㎞ 떨어진 남해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물거나 왔다 갔다 하며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M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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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줄이며 차선을 침범하자 놀란 뒤차가 경적을 울렸다. 뒤차 운전자 B씨는 사고가 우려돼 경찰에 신고한 뒤 계속 따라갔다.

B씨는 “지금도 계속 옆으로 갔다가 중앙 차선으로 간다. 깜짝 놀랐다. 거의 100% 음주 같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차량을 세우고 음주 측정을 했다. 하지만 음주가 아니어서 주의만 주고 운전자를 보냈다.

교통법상 고령의 운전자가 비틀거리는 등의 이상 운전을 하더라도 음주나 마약 정황이 없다면 경찰이 운전을 중단시킬 근거가 없다.

결국 A씨는 1시간 뒤 중앙선을 넘어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했고, 버스를 기다리던 여고생은 현장에서 숨졌다.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자 내리막길에 속력을 줄이려다 가속페달을 잘못 밟은 뒤 당황해 운전대를 꺾지 못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A씨는 질환이나 병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인지능력이나 순발력이 떨어진 것을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에 앞서 운전자가 이상 운전을 한 경위와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다음 주 사건을 검찰로 넘길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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