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아내가 해임 요구한 변호인 사임계 제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1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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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공동취재) 2022.9.27/뉴스1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을 맡았던 서민석 변호사(법무법인 해광)가 21일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 변호사 선임을 둘러싸고 부인 백모 씨와의 의견 충돌을 빚어온 이 전 부지사는 “(선임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안 됐다”는 뜻을 밝혔고, 서 변호사는 21일 오후 12시경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 전 부지사는 18일까지도 서 변호사에게 자신의 변호인을 계속해서 맡아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부인과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씨는 지난달 24일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 재판을 앞두고 서 변호사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제출했다. 백 씨와 서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놓고 의견 차이를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9년 7월 필리핀 국제대회 이후와 같은 해 12월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에게 쌍방울의 대북송금 사실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백 씨는 공판 당일인 지난달 25일 법정에서 직접 이 부지사를 향해 “당신이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 정신차려라”고 말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백 씨의 반대에 따라 서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으면서 이날 예정됐던 증인신문도 한 차례 미뤄졌다.

이달 8일에는 변호사 선임을 두고 백 씨를 설득하지 못한 이 전 부지사가 변호인단에 “8일 재판에 혼자 나갈 테니 아무도 나오지 말아달라고”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김형태 변호사(법무법인 덕수)가 출석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와 협의되지 않은 증거의견서와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제출하고 돌연 사임계를 제출한 뒤 법정을 나갔다. 이에 따라 8일 예정됐던 증인신문은 또다시 22일로 연기됐다.

이 전 부지사는 서 변호사의 사임에 따라 22일 공판에서 또다시 변호인 없이 피고인석에 서게 됐다. 법원은 이미 1달 여간 재판이 파행을 빚고 있는 데 따라 국선 변호인을 선임하도록 한 뒤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전 부지사 재판 관련 기록이 워낙 방대해 새로운 변호인이 이를 검토하는 데만 약 1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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