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조은결군 사망 사고’ 낸 버스기사 “죽을 죄를 지었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13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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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재판에서 유족들에게 고개 숙이며 눈물 흘리기도
유족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 위해 강한 처벌해달라"

경기 수원시 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우회전 정지 신호를 위반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조은결(8)군을 치어 숨지게 한 버스 기사가 “저의 실수로 어린 새싹이 피지도 못하고 세상을 등지게 만들어 죄송하다”고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13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인성)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어린이보호구역치사) 혐의로 기소된 버스 기사 A(55)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 5월10일 낮 12시30분께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한 스쿨존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중 우회전 정지신호를 위반해 횡단보도를 보행하던 조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조군은 보행자신호에 따라 길을 건너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연갈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그는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유가족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사망한 조은결군의 아버지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 이번에 좀 더 강력한 처벌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과거 이런 사건은 형량이 낮다 보니 단독부에서 보통 진행됐으나 최근 법률이 개정되면서 합의부서 진행하고, 양형기준도 새롭게 설정됐다”며 “변화된 것들을 반영해 재판할 것”이라고 했다.

재판이 마무리되기 전 추가 입장을 말할 것이 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A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유족 측에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부모님과 은결이에게 죽을죄를 지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은결이를 아는 분, 저로 인해 공분한 모든 분께 사죄드리며 앞으로 속죄하고 반성하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혹시나 사회에 나가면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법정을 떠나기 전 유족에게 고개를 숙여 다시 한번 사과하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2일 오전 진행된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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