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6억’ 산청의료원 포기했던 의사, 설득에 마음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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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17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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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 보건의료원 전경. 산청군 제공
경남 산청군 보건의료원 전경. 산청군 제공
연봉 3억6000만 원을 걸고도 구하지 못했던 경남 산청군 보건의료원 내과 전문의가 마침내 채용됐다.

17일 산청군은 60대 내과 전문의 A 씨를 채용했다고 밝혔다.

충청권에서 개인 병원을 운영 중인 A 씨는 의사로서 본분에 충실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12일부터 2년간 정식 근무에 들어가며, 근무는 2년 연장할 수 있다.

A 씨는 4차 채용 공고 당시 뽑혔으나 돌연 근무를 포기했었다. 의료원 관계자는 “A 씨는 당시 가족 등과 논의 끝에 합격을 포기했었다. 군에서 그를 설득했고 의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채용을 최종 승낙했다”고 설명했다.

인구 3만4000여 명의 농촌 지역인 산청군은 대도시와 달리 큰 의료시설이 없기 때문에 보건의료원을 운영한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종합병원급 진료와 입원 치료가 가능한 곳이어서 지역민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진료의 절반 정도를 내과가 차지하지만, 지난해 4월 내과 전문 공중보건의가 전역한 뒤 1년 가까이 공석이었다. 1~2차 채용 공고에서는 지원자가 없었고 3차에서는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연봉 3억6000만 원은 전국 보건의료원 15곳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임금임에도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간 임시방편으로 의료원장과 다른 진료과 공중보건의들이 경증이나 일반적인 내과 질환 진료를 봤지만 중증과 전문 진료는 볼 수 없어 역부족이었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근에 있는 진주 경상국립대학교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일주일에 한 차례 전문적인 내과 진료 지원을 받아왔다.

군 관계자는 “그간 고위험군 환자 처방이 산청에서 불가능해 환자들이 어쩔 수 없이 다른 지역 병원으로 넘어가야 했다”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져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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