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라도 걱정’…‘4월 벚꽃 축제’ 준비하던 지자체들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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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8일 0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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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강원 강릉지역 대표 벚꽃길 중 하나인 경포생태저류지 일대에 시민들이 이른 벚꽃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3.3.27/뉴스1
27일 강원 강릉지역 대표 벚꽃길 중 하나인 경포생태저류지 일대에 시민들이 이른 벚꽃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3.3.27/뉴스1
“그때 가면 벚꽃이 있긴 한가요.”

강원 동해안의 벚꽃이 예상보다 일찍 개화하면서, 4월 벚꽃 놀이를 위해 동해안 여행을 준비했던 관광객들이 당황하고 있다.

27일 오전 강원 강릉 경포생태저류지 일대. 강릉지역 대표 벚꽃길 중 하나인 이곳은 이날 벚꽃이 활짝 피어 연분홍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에 평일임에도 시민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벚꽃놀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벚꽃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거나 반려견을 산책시키면서 봄날을 만끽했다.

경포생태저류지 외에도 이날 강릉시내 곳곳은 이미 벚꽃이 만개한 모습이었다. 강릉 보다 아래 위치한 동해나 삼척 역시 도심 전체가 연분홍빛으로 뒤덮인 상태다.

이날 경포생태저류지를 찾은 김현경씨(31·강릉)는 “지난해만 해도 4월 초나 돼야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조금 이른 느낌”이라며 “부지런히 벚꽃을 즐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강릉지역(북강릉)에서 올해 첫 벚꽃이 관측됐다.

27일 강원 강릉 대도호부관아 내 벚꽃이 활짝 피어있다. 2023.3.27/뉴스1
27일 강원 강릉 대도호부관아 내 벚꽃이 활짝 피어있다. 2023.3.27/뉴스1
이는 지난해보다 11일 빠르고 평년(4월 4일)보다는 9일 정도 빠른 것이다. 이 역시 기상청의 공식 관측 기록이고, 이미 지난 주말부터 강릉 시내 곳곳에서 개화한 벚꽃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벚꽃이 일찍 개화한 것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강원지역 평균 일조시간은 182시간으로 평년(197시간)보다 적었지만 평균기온은 7.5도로, 강원지역 3월 평년기온(4.3도)보다 3.2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기상 변수로 벚꽃이 일찍 개화하면서 ‘4월 벚꽃 축제’를 준비했던 지자체들은 부랴부랴 행사 일정을 변경했다.

강원 동해안의 대표 봄꽃축제인 강릉 경포벚꽃축제의 경우, 당초 개막일보다 나흘 앞당긴 오는 31일로 행사 개막일을 변경했다.

올해 경포벚꽃축제는 당초 4월 4~9일에서 일주일 앞당겨 오는 31일부터 4월 5일까지 6일 간 진행된다.

강릉시는 지역의 벚쫓의 개화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이르게 관측됨에 따라 축제의 일정을 앞당기게 됐다는 설명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기온 상승 등의 변수로 이미 강릉 시내 권역에서 벚꽃이 관측됨에 따라 행사 일정을 조정했다”며 “벚꽃 명소인 경포지역과 시내권 개화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이번 주말 즈음 경포권 벚꽃이 가장 예쁘게 만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년 강원 동해안의 벚꽃 만개시기인 4월 4일 즈음 벚꽃놀이를 준비했던 이들에겐 당황스러운 일이다.

최민정씨(33·경기)는 “벚꽃놀이를 위해 다음달 7일 연차를 내고 숙소를 예약해 놨다”며 “벚꽃이 빨리 만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취소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숙박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4월 두번째 주말(8~9일)예약 취소 분위기는 없다”면서도 “벚꽃 만개나 기상상황 등에 따라 관련 문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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