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앞에 두고 허공만 응시…경찰 눈썰미, 치매 노인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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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2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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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눈썰미로 실종 노인을 찾은 경찰관. 경찰청 유튜브
남다른 눈썰미로 실종 노인을 찾은 경찰관. 경찰청 유튜브
경찰이 실종 신고가 들어온 치매 노인을 단숨에 알아보고 가족을 찾아줬다.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지난 21일 ‘식사 중인 어르신을 둘러싼 경찰관’이라는 제목으로 1분 30초 분량의 영상 한 편이 올라왔다. 이는 이달 초 대구광역시 서구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일이다. 당시 경찰관들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을 나서고 있었다. 이때 홀로 앉은 한 노인이 국밥을 앞에 두고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경찰관들은 식당을 나서며 노인을 한두 차례 쳐다봤다.

식사를 마친 경찰관들이 순찰을 돌고 있던 무렵, 치매로 길 잃은 어르신을 찾는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요구조자의 인상착의를 들은 경찰관들은 식당에서 마주친 노인을 떠올렸다. 그 사이 식당 주인과 직원들은 노인의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식사를 도왔다. 할아버지는 식당 직원이 마스크를 내려주고 수저와 젓가락을 손에 쥐여주자 그제야 식사를 시작했다.

어르신 식사를 돕는 식당 직원. 경찰청 유튜브
어르신 식사를 돕는 식당 직원. 경찰청 유튜브

경찰관들이 식당에 들어와 확인한 결과, 실종 신고된 노인의 모습과 일치했다. 경찰은 노인에게 “○○○ 어르신 맞으시죠? 가족이 찾고 있어요”라고 말을 건넸으나, 노인은 “배고파서 국밥 좀 먹으러 왔다”고만 했다. 경찰은 이에 “가족을 불러드릴테니 천천히 식사하시라”고 말한 뒤 식당 밖으로 나갔다. 자신들이 식사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문 밖에서 노인의 보호자를 기다린 것이다.

식사가 끝날 때쯤 노인의 가족이 식당 안으로 들어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해당 영상은 22일 오후 9시 기준 조회수 110만 회를 기록했으며 댓글 982개가 달렸다.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경찰관들 눈썰미가 대단하다” “감동이다. 고마운 분들” “치매 노인을 찾기 위해 애써주신 분들 고맙다” “식당 관계자 인품에 감동하고 간다” “경찰분들도 그렇고, 식당 주인의 배려도 참 훈훈하다” 등 칭찬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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