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실소유 의혹’ 강종현 첫 재판…檢 “강종현 일당 629억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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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2일 1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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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씨의 모습.  2023.2.1/뉴스1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씨의 모습. 2023.2.1/뉴스1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관계사의 자금을 횡령한 의혹을 받는 강종현씨의 첫 재판이 열렸다.

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당우증)는 22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씨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함께 기소된 빗썸 관계사인 아이티 대표 조모씨, 아이티와 이니셜 등 비상장 법인 자금 관리 및 회계처리 업무를 담당한 직원 조모씨, 강씨와 공모한 김모씨 등 3명의 공판준비기일도 함께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이날 피고인 측은 각자 변호사를 대동한 채 모두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강씨 측은 “변호사 선임이 늦었고 의뢰인과 아직 협의를 다 못한 상황이다”며 “열람증거 기록이 많아 시간이 필요하다”고 연기를 신청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3명도 비슷한 이유로 연기를 신청했다. 따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검찰은 “강씨는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대표로 있는 친동생 강지연씨의 이니셜 1호 투자조합 지분을 부당한 방법으로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한 후 회장 직함을 활용해 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운영했다”며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 사실을 은폐하고 사기적 부정거래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공소 사실에 따르면 강씨와 공범 3명이 공모해 회사 자금 합계 629억원을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신용불량상태인 강씨는 본인명의로 금융거래를 못하자 조 대표 명의로 아이티를 설립 후 직원 조씨와 함께 회사를 실질적으로 관리했다. 이후 강씨는 2019년 초부터 회사 자금을 빼돌려 개인카드를 결제하고 명품을 구입하는 등 돈을 횡령했다.

강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빗썸 관계사 인바이오젠과 버킷스튜디오 대표인 친동생 강지연씨를 통해 빗썸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강지연 대표가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대표로 취임한 2020년 8월 이후 이들이 7800억원대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미국 코인거래소 FTX의 빗썸 인수설’을 유포해 주가를 띄우는 등 사기적 부정거래로 35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CB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매수선택권(콜옵션)을 저가에 양도하는 배임 행위로 32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강씨가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CB를 차명 거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검찰은 “강씨는 혐의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자신과 회사의 관련성을 없애야 한다’며 버킷스튜디오 임원 이모씨에게 증거인멸교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씨가 이씨에게 ‘CCTV도 기자나 다른 사람에게 뺏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바꿔라’ 등 증거를 은닉 인멸 교사”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김씨에게 2000만원을 주며 해외로 도피시키려다가 출국 금지가 되자 경기도 화성시 모텔, 양양군 리조트, 서울 호텔 등에 거처를 옮기게 하며 범인을 도피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김모씨는 투자조합을 관리한 자로 강씨의 버킷스튜디오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 및 사기적 부정거래에 공모하고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빗썸은 순환출자를 통한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코리아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디스플레이 제조 기업 비덴트는 빗썸코리아의 지분 34.2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비덴트의 최대주주는 키오스크 유통업체 인바이오젠이며 인바이오젠의 최대주주는 콘텐츠 유통업체 버킷스튜디오다. 정리하면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의 강지연 대표가 빗썸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지난달 20일 강씨와 강씨의 측근으로 꼽히는 빗썸 관계사 대표 조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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