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이 대법관에게 로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의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김 전 부원장 측의 반대신문이 이뤄졌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대선 경선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요구한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 집중적으로 신문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2월부터 5월 사이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가 “이 대표의 대법원 판결이 2020년 7월에 나왔는데 그 전에 대선 자금과 관련된 얘기가 나올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친형 강제입원 의혹’ 발언 등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2020년 7월 대법원에서 이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대선에 출마할 발판이 만들어졌다.
유 전 본부장은 재판부 지적에 “김만배씨로부터 ‘정 전 실장 등이 쌍방울을 통해서 대법관에게 로비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 얘기를 듣고 정진상에게 전화해 물어봤더니 ‘어떻게 알았냐’며 깜짝 놀라더라”고 답했다.
그가 언급한 대법관은 권순일 전 대법관으로 보인다. 권 전 대법관은 해당 사건의 주심으로, 퇴임 후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재판 거래’ 의혹도 제기돼 현재 검찰 수사중이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판결은 안 났지만 내부적으로는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생각들을 갖고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검찰은 이 대표 최측근인 김 전 부원장이 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되던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남욱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을 수수했고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 전 부원장에게 실제 건너간 돈은 약 6억원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공판에서 “억대의 돈을 달라고 얘기조차 꺼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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