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소방관 꿈…4수 만에 이뤘는데” 생일 앞두고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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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7일 1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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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전북 전주시 금성장례식장. 전날 김제 단독주택 화재현장에 나갔다가 순직한 고(故) 성공일(30) 소방사의 빈소가 차려진 곳이다.2023.3.7. 뉴스1
7일 전북 전주시 금성장례식장. 전날 김제 단독주택 화재현장에 나갔다가 순직한 고(故) 성공일(30) 소방사의 빈소가 차려진 곳이다.2023.3.7. 뉴스1
“다음주가 아들 생일이었는데…”

7일 오전 10시께 전북 전주시 금성장례식장. 전날 김제 단독주택 화재현장에 나갔다가 순직한 고(故) 성공일(30) 소방사의 빈소가 차려진 빈소에는 적막감이 흘렀다.

유족들의 오열이 빈소를 가득 채웠다. 고인의 어머니는 상복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아들 영정사진 앞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그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넋이 나간 표정으로 연신 그의 이름만을 되뇌었다.

어머니를 달래는 한 유족은 “불쌍해서 어떡하느냐”며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장례식장을 찾은 유가족들도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또 다른 유족은 멍하니 고인의 영정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고인 성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소방관의 꿈을 키워왔다. 대학도 소방방재학과를 졸업했다.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그는 지난해 5월 임용됐다. 그는 그토록 원하던 소방관이 됐다며 가족들과 기쁨을 나눴다.

전북소방본부 화재조사팀과 경찰, 국과수 등 합동감식반이 7일 전북 김제시 금산면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전날 발생한 화재 관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23.3.7. 뉴스1
전북소방본부 화재조사팀과 경찰, 국과수 등 합동감식반이 7일 전북 김제시 금산면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전날 발생한 화재 관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23.3.7. 뉴스1
“아들이 고등학교 때부터 소방관이 꿈이었어요. 4수 끝에 꿈을 이뤘는데 어쩜 이럴 수가 있나요…”

고인의 아버지는 “소신있고 정의로운 아들이었다. 여동생과도 다툼 한 번 한 적 없는 착한 아들이었다”며 “어제 아침 출근할 때 곧 다가오는 생일에 가족들하고 맛있는 거 먹자고 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성공일 소방사는 전날 오후 8시33분께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단독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순직했다.

당시 성 소방사는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외침을 듣고 70대 남성을 구하기 위해 뜨거운 화염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불길은 나무로 된 집 전체를 빠르게 휘감았다. 결국 성 소방사도, 불 속에 갇혔던 70대도 제때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성 소방사는 거실에서, 70대 노인은 방 안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은 화재 현장에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고인이 화염 속으로 뛰어 들어간 이후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는 것이다.

아버지 성모씨는 “아들이 화재가 난 집안으로 홀로 들어간 뒤에 다른 소방관들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이 부분이 좀 불확실하다”며 “(소방 관계자들은)그냥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만 말하고 끝나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의 죽음에 대해 한점 의혹이 없도록 조사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인명 구조를 위해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다 목숨을 잃은 성공일 소방사의 장례는 전북도청장으로 치러진다.

장례 절차는 나흘간 진행되며, 마지막날인 9일 김제 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영결식이 엄수된다. 성공일 소방사의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전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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