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 건 세종시민, 주민들 항의방문에…“유관순 실존인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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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5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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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세종시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가 게양돼 한동안 소동이 빚어졌다. 일본인이라고 밝힌 해당 세대주는 오후 4시경 일장기를 자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3·1절 세종시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가 게양돼 한동안 소동이 빚어졌다. 일본인이라고 밝힌 해당 세대주는 오후 4시경 일장기를 자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3·1절 아파트에 일장기를 내건 세종시 주민이 자신의 집에 찾아와 항의하는 주민들과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유관순이 실존 인물이냐”고 말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세종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3일 ‘삼일절 항의 방문 당일 영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지역 신문 기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누가 폭언과 모욕을 했는지 직접 확인해달라”고 했다.

영상에는 지난 1일 일장기를 게양한 A 씨의 현관문 앞에 찾아가 항의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주민들은 “왜 일장기를 걸었냐. 일본 사람이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A 씨는 집안에서 “주거 침입죄로 고소하겠다”고 대응했다.

A 씨는 “3·1절이 무슨 날이냐. 유관순이 실존 인물이냐. 일장기 걸면 눈이 뒤집히냐”며 “간첩이냐. 간첩죄로 신고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가 유관순 열사를 언급하자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A 씨는 “인공기에도 그렇게 하느냐. 남의 집 찾아와서 미개하다”며 “닥쳐, 이 X아”라고 욕설을 내뱉었다.

3·1절에 일장기를 건 세종 시민 현관문 앞에서 항의하고 있는 주민들. (더세종포커스 제공) 세종시 온라인 커뮤니티
3·1절에 일장기를 건 세종 시민 현관문 앞에서 항의하고 있는 주민들. (더세종포커스 제공) 세종시 온라인 커뮤니티
A 씨 부부는 항의한 주민들을 상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세종남부경찰서는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집에 찾아와 항의한 사람들을 처벌해달라’는 민원을 신청함에 따라 사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자신의 집에 찾아와 항의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경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A 씨 남편은 “일장기 게양은 위법도 아니고, 일본과의 협력을 지향하는 의사표시”라며 “본인을 모욕하고 신상, 개인정보 유출한 건들의 아이디를 특정해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했다.

A 씨는 “히노마루(일장기의 일본식 표현)를 게양한 집의 처”라며 “온갖 욕설과 불법행위가 아주 가관이었다. 덕분에 잘 고소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불행한 너희들이 한국이라 벌금형이겠지만 합의 없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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