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사칭하며 숙박업소서 밥값까지 외상한 70대 노인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14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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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관공서와 공공기관 관계자를 사칭하며 숙박업소에서 사기 행각을 벌이고 다닌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전국을 다니는 사기꾼 같습니다. 숙박업소 사장님들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2시경 경남 통영시의 한 모텔에 7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남성 A씨가 찾아왔다고 한다.

A씨는 “2주 정도 머무를 거고, 직원 두 명은 내일 서울에서 내려온다”며 방 3개를 요청했다.

이어 그는 “관광개발공사와 해양수산부 협찬으로 통영 해안도로 절경을 찍기 위해 왔다. 드론을 띄워서 하는 일이다. 관광공사 일이라면 다 다닌다”며 “보름 정도 머무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숙박업소 운영자는 가격을 낮춰 2주간 사용할 방 3개 가격을 총 145만원만 받기로 했다. 그러자 A씨는 “내일 직원들이 와서 계산하겠다. 아주머니 혼자 고생하시니 (5만원을 얹어) 150만원을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방에 옷가지 등 여러 물건을 펼쳐놓고 보여주면서 오래 있을 사람처럼 행동했다. 객실에 비치된 일회용 칫솔과 면도기는 필요 없다면서 “우린 장기적으로 머무는 사람들이라 이런 것은 다 들고 다닌다”고 했다.

다음 날 오전 외출하고 돌아온 A씨는 “시청 직원들하고 간단히 회의가 있어서 하고 왔다. 근데 시청 직원들이 점심을 사달라고 한다. 우리 직원들은 2시나 돼서야 올 텐데, 15만원만 빌려달라. 시청 직원들하고 밥 먹는데 늙은 내가 내야지. 나중에 우리 직원들 오면 숙박비 150만원에 15만원 더해서 165만원 받으라”고 부탁했다.

숙박업소 운영자는 안내실 금고에서 현금 15만원을 꺼내 빌려줬다. 그리고는 이후 느낌이 이상해서 노인의 방에 가보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A씨는 이미 모든 짐과 객실 비치 용품까지 챙겨 사라졌다.

A씨에게 당한 곳은 이곳뿐만이 아니었다. 인근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다른 업주 역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뒤 “3년 전 그놈”이라며 피해 사실을 공유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CCTV 있으면 금방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꼭 잡혀서 죗값 치르게 되길…” “강력한 처벌이 답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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