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철인데 北 포탄 쏴대니”…연평도 어민들 죽을 맛 호소

  • 뉴스1
  • 입력 2022년 10월 21일 14시 24분


21일 오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당섬 선착장에 정박된 어선  2022.21/뉴스1
21일 오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당섬 선착장에 정박된 어선 2022.21/뉴스1
북한이 동·서해에서의 포병 사격을 실시하며 무력도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연평도 어민과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연평도는 국내 최대 꽃게 어장 중 하나로 주민 대부분이 꽃게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데, 북 포격도발로 타격이 크다.

21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만난 차재근 어촌계장(62)은 “우리는 조업하다 죽으면 죽고 살면 사는 건데 북한이 포를 쏠 때마다 정부가 빨리 들어오라고 난리를 친다”라고 정부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차 어촌계장은 “가뜩이나 요즘 꽃게도 안 잡히는데, 북한이 포격 도발을 해 조업시간이 줄어들어 손해가 크다”며 “빨리 들어라고만 하지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상황에서 중국 어선은 꽃게를 쓸어가고, 기름값도 3배나 올라 힘들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군이 닷새에 한번꼴로 포를 쏴대니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21일 오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어민들이 꽃게를 다듬고 있다. 2022.21/뉴스1
21일 오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어민들이 꽃게를 다듬고 있다. 2022.21/뉴스1
꽃게 조업이 줄어들면서 꽃게 손질을 하는 곳도 한산했다.

꽃게 손질을 하는 A씨는 “꽃게도 없는 데다, (북 포격 도발로)조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꽃게가 더 없다”며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인건비도 챙겨줘야 하는데,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 포격도발로 어민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경제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북 포격 도발로 긴장감이 조성되면서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북 포격 도발로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아 식당에 손님이 확 줄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린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구모씨(32)는 “우리 카페는 군인들도 많이 찾는 곳인데, 북 포격 도발로 군인들이 밖으로 나오질 않아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일 낮 12시 30분부터 100여발의 포탄을 서해 완충구역에 쏟아부었다. 다만 북한 포격이 우리 영해에 떨어진 경우는 관측되지 않았다.

‘해상 완충구역’은 남북한이 2018년 ‘9·19군사합의’에서 우발적 충돌이나 긴장 고조 상황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해안포문을 폐쇄하고, 해상 기동훈련과 해안포 등 중화기 사격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곳이다.

북한 군은 지난 14일에도 서해에서 200여발의 포 사격을 가해 한반도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북한은 연이은 포격이 우리 측의 ‘군사적 도발’ 때문이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9일 오전 대변인 발표를 통해 “적들이 18일 오전 9시55분부터 오후 5시22분까지 남강원도 철원군 전연(전방) 일대에서 수십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했다”며 그에 따른 대응 조치로서 “동·서해상으로 위협경고사격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연평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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