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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못받는 임금 매년 1조 원대…검찰 “악덕 사업주 구속 수사하겠다”

입력 2022-10-03 14:04업데이트 2022-10-0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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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 대표이사 A 씨는 지난해 10월 대구 공공임대주택 신축 공사를 진행하던 중 원청으로부터 공사가 진행된 만큼 받는 돈인 기성금(旣成金) 7억2000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A 씨는 이 돈 가운데 5억4000만 원을 회사 빚을 갚는 데 썼다. 나머지는 처에게 생활비로 4000만 원을 송금하고 개인 도피자금 등으로 돈을 빼돌렸다. 결국 A 씨는 현장 근로자 248명에게 줘야 할 임금 10억8000만 원을 떼먹고 잠적했다. 수사에 들어간 대구지검은 올 4월 A 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이 같은 악의적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주를 구속 수사하는 등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임금 체불은 근로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보고 피해 구제에도 나서기로 했다.

대검찰청은 3일 이같은 내용의 ‘임금체불 피해 회복을 위한 검찰 업무 개선’ 방침을 전국 일선 검찰청에 전달했다.

임금 체불액은 매년 1조 원대에 달하는 등 민생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1조2993억 원이던 전체 체불임금액은 2019년 1조7217억 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1조3505억 원으로 다소 줄었다. 지난해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체불액이 2000만∼5000만 원인 경우가 8421건(68.1%)으로 가장 많았고, 3억 원 이상 못 받은 경우도 308건으로 전체의 2.5%였다.

임금체불로 수사 대상이 된 사업주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해마다 5만∼6만명대를 기록하다 지난해 3만9544명으로 다소 줄었다. 올해는 7월까지 2만950명이 입건됐다.

그런데 임금 체불 입건자가 6만3129명에 달했던 2019년의 경우 구속 인원은 18명에 불과했다. 또한 구속 인원은 해마다 줄어 2020년 5명, 2021년 6명, 올해 7월까지는 3명에 그쳤다. 1억 원 이상 고액 체불사건은 매년 1500여건 이상 계속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구속 인원은 감소 추세인 것이다.

이에 검찰은 체불 사업주의 부동산이나 예금 등 재산을 면밀히 조사해 고의로 임금을 떼먹고 있는지 확인하고, 지급 능력이 있음에도 임금을 주지 않거나 재산을 은닉하는 등 상습 체불 사업자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영난으로 불가피하게 임금을 못 준 사업주에게는 국가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체불액 청산 의지가 있으면 구형에 반영하기로 했다.

임금체불 수사에 응하지 않거나 소재 불명인 사업주는 체포영장을 청구해 신속히 수사할 계획이다. ‘벌금 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임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소액 체불이라도 적극적으로 정식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체불사건 전문형사조정팀’도 일선 검찰청에 신설해 사안별 ‘맞춤형’ 해결책도 마련한다. 생업 문제로 조정 참여가 어려운 체불 당사자를 위해선 야간ㆍ휴일 조정과 ‘찾아가는’ 조정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검은 “전국 검찰청의 체불 사업주 정식 기소 비율과 조정 성립률 등을 주기적으로 분석해 이번 개선 방안이 실무 현장에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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