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8일 중 41일만 출근한 강원도 기관장…비상식적 복무행태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9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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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청 전경/뉴스1 DB
강원도청 전경/뉴스1 DB
3년 동안 41일만 사무실로 출근한 강원도내 한 부속기관장의 비상식적인 복무행태가 적발됐다.

강원도 감사위원회는 공직감찰 활동 결과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 기관장 A 씨의 비상식적인 복무 행태를 다수 적발해 회의를 소집하고 징계를 논의했다고 29일 밝혔다.

도 감사위원회 조사 결과 A 씨는 최근 3년 동안 근무일 908일 가운데 813일 출장을 갔고, 동해시의 경자청으로 출근한 날은 41일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연가 처리됐다. 특히 올해는 근무일 158일 가운데 148일 출장, 휴가 9일을 다녀왔고, 단 하루만 출근했다. 이달 9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도 불참했다.

업무추진비와 공용차량 부적절 사용도 확인됐다. A 씨는 경기도 소재 자택 인근에서 10차례, 총 111만6000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또 주말에 공용차량을 사적 용도로 5차례 사용했고, 공용 차량 이용 시 운전을 담당하는 경자청 공무원이 버스를 타고 귀가하도록 한 사례가 73회에 달했다.

도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A 씨는 “주 업무가 기업 유치여서 외부 투자자들을 만나기 위해 출장을 많이 다닌 것 뿐”이라며 “업무추진비는 착오에 따른 지출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확대간부회의에 불참한 것은 당일 아침 폭우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오전 11시에 출근하라는 문자를 받아 회의가 열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본보는 A 씨로부터 직접 해명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도 감사위원회는 A 기관장의 실제 출장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허위 출장 등의 사례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드러난 복무 행태만으로도 상식 밖의 직무 태만 행위이자 기관장으로서 조직관리 책임을 방기한 ‘업무소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 기관장의 임기가 이달 31일이어서 마땅한 징계 방안을 찾지 못했다고 도 감사위원회는 밝혔다. 도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적발된 A 기관장의 비위 행위들은 그 심각성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명백한 징계 사안이지만, 해당 기관장의 임기가 며칠 남지 않아 징계의 실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신 조사 결과는 A 기관의 전 소속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통보해 (재임용시 등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건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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