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속도면 곧 ‘위중증 1천명’…“병상·치료제 대책 재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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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16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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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8.2 뉴스1
2일 오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8.2 뉴스1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50명까지 떨어졌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한 달 사이 7~8배 급증했다. 환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니 벌써 병상 부족이 현실화한 지역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병상 대책을 재점검하고 코로나19 먹는(경구용) 치료제 활용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병상 가동률 70% 넘어서면 차질 발생…강원 위중증 73%·대전 준중증 79%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만4128명으로 휴일 검사건수 감소 영향에 따라 1주일 전(9일, 14만9866명)보다 6만5738명(43.9%) 줄었지만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전날(521명)보다 42명 늘어난 563명으로 4월 26일 613명 이후 112일 사이 가장 많았다. 9일째 증가세이자, 사흘 연속 500명대다.

6월 25일 50명까지 내려왔던 환자 수는 10배 넘게 증가했다. 증감 추이는 1~2주일 전 신규 확진자 발생에 뒤따른다. 이달 들어 연일 10만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아직 유행의 정점을 통과하지 않은 만큼 위중증 환자 수는 한동안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전국 코로나19 병상 7085개 가운데 3840개를 사용 중으로 가동률은 54.2%다. 세부적으로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전날보다 0.5%p 상승해 45.5%를 기록했다. 1주일 전의 38.5%보다 7%p, 2주일 전의 29.5%보다 16%p나 상승하는 등 병상이 차는 속도가 빠르다. 준중증 병상과 중등증 병상 가동률도 각각 65.0%, 46.6%로 비슷한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15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2022.8.15 뉴스1
15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2022.8.15 뉴스1

의료계에서는 병상 가동률이 70%를 넘어서면 병상 운용에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역별로 보면 병상 운용에 여유가 없는 곳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위중증 병상의 경우 강원 지역 46개 병상 중 34개(73.9%)를 사용 중이고, 경남도 36개 중 25개(71.4%)를 사용 중이다. 대전도 37개 위중증 병상 중 24개(64.9%)를 가동 중이다. 준중증 병상의 경우 대전이 48개 병상 중 38개를 사용해 가동률이 79.2%에 이른다. 경기 76.2%, 광주 72.4% 등도 전국 평균(65.0%)을 크게 상회한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병상 확보는 물론 지역별 응급 환자 이송 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일반 병상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충분한 병상 예비율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고,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특수 환자를 위한 준중증 병상이 필요하다. 각 병원의 일반 병상에서 환자를 수용할 때”라고 말했다.

◇고령층 먹는 치료제 처방률 18.7%로 여전히 미흡

방역당국은 이날 전문가들의 코로나19 유행 예측을 전하면서 정점은 8월 중 일평균 20만명 전후로, 위중증 환자는 9월 초 최대 800~900명대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달 하순 하루 확진자가 30만명에 육박한 상태에서, 다음 달 초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정은옥 건국대 교수 연구팀은 10일 기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펴낸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에서 위중증 환자 수가 2주 후 672명, 4주 후 913명 예상되나 현재 전파율의 1.1배라면 2주 후 764명, 4주 후 1105명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입원 환자 역시 한동안 늘 가능성을 감안하면 병상 확보는 물론 위중증, 사망 예방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는 우려가 잇따른다. 2주일 전부터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은 20%를 넘어선 상태다.

이 때문에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게 신속하게 먹는 치료제 투약을 확대하고 증상이 악화하기 전에 신속하게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월 1주 기준 60세 이상 확진자의 먹는 치료제 처방률은 18.7%에 그치고 있다. ‘팍스로비드’의 경우 함께 복용해서는 안되는 금기약물이 20여종에 이르는 등의 제약으로 인해, 확진자의 투약 정보가 부족한 일선 의료진이 적극적인 처방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진단을 받지 않고 집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상태가 나빠져서 뒤늦게 응급실에 중증으로 오시는 분들이 꽤 많다”며 이들은 “대부분이 혼자 살거나 경제적 상황이 안 좋은 고령층”이라고 전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팍스로비드 복용 제한, 금기 환자들에게는 대체 약제인 라게브리오 처방을 적극 권고하는 등의 다양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날 “요양병원 입원 환자와 요양시설 입소 환자 등 60세 이상 고위험군에게는 코로나19 확진 초기 먹는 치료제 투약이 중증화 위험도를 63%까지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보다 적극적인 처방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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