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 또 최고치 경신…메탄 농도도 급증 추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2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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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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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반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높은 메탄(CH4) 농도도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공개했다.

1999년부터 한반도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해 온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의 지난해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423.1ppm으로 관측 이래 최고치였다. 2020년보다 2.7ppm 높아진 수치다. 안면도보다 관측 역사가 짧은 제주 고산, 경북 울릉도 기후변화감시소의 배경농도 역시 각각 421.5ppm, 420.8ppm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년도보다 각각 2.6ppm, 2.8ppm 높아졌다.

증가폭은 기존과 비슷했다. 최근 10년간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은 연 2.7ppm이다. 전 지구 평균인 2.3ppm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며 지구 온난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물질이다. 대기 중 체류시간이 수백 년에 이르기 때문에 한 번 배출되면 그 양이 쉽게 줄어들지 않고 계속 축적된다. 한동안 그 농도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폭을 줄이거나 비슷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9년 이후 연간 증가폭을 2.7ppm로 유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메탄의 농도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안면도 감시소에서 측정한 메탄 농도는 연평균 2005ppb로, 이산화탄소와 마찬가지로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22ppb 상승했는데 이는 10년 평균 증가율인 10ppb의 2.2배에 달한다.

근래 메탄의 증가세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는 전 세계의 메탄 농도가 거의 증가하지 않았는데 2007년부터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연평균 8ppb씩 늘어 속도가 빨라졌다. 지구급 관측소인 하와이 마우나로아가 관측한 메탄 농도는 지난해 1896ppb로 전년도보다 17ppb 상승했다. 산업화 이전 전지구 평균인 722ppb의 약 2.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메탄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100년간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똑같은 농도로 지구를 데웠다고 가정할 때 이산화탄소보다 28배 온실효과가 높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화석연료에서 대량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메탄은 출처가 습지·바다·농업·화석연료 등으로 다양해 아직도 급증의 이유를 밝히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메탄은 대기 체류 기간이 9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라 산업 각계에서 배출량을 줄이면 농도를 크게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한반도 상공의 미세먼지(PM10) 농도도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안면도 감시소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당 33㎍(마이크로그램·1㎍은 100만분의 1g)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고산 감시소 농도는 ㎥당 36㎍으로 전년과 견줘 28.5% 높아졌다.

보고서는 황사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황사 관측일은 10.8일로 2020년 2.7일보다 4배, 평년(1991~2020년) 평균 6.4일보다 1.7배 많았다. 미세먼지 농도는 2004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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